지자체 홍보·스킨십 마케팅 주력… 1부 리그 승격 후 예산 3배 증액

한국 축구의 근간이 되는 K리그에는 많은 팬들의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선수들과 치열한 우승 경쟁을 펼치는 명문 구단들이 포진돼 있다. 오는 2023년 청주FC의 프로 리그 진입 확정과 동시에 청주FC를 향한 도민들의 관심이 점점 뜨거워지고 있다. 이제 막 걸음마를 떼는 청주FC가 명문 구단으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할까. 중부매일이 청주FC가 앞으로 나아가야 할 길을 찾기 위해 강원FC를 직접 만나봤다. /편집자 주

 

강원FC 팬들이 지난 15일 춘천 송암스포츠타운에서 열린 수원FC와의 K리그 홈 경기에 앞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정세환<br>
강원FC 팬들이 지난 15일 춘천 송암스포츠타운에서 열린 수원FC와의 K리그 홈 경기에 앞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김명년

[중부매일 정세환 기자] ◆강원FC, 도민 사랑 독차지하는 도민 구단= 강원FC는 스포츠 마케팅을 통한 강원도의 브랜드 가치 제고와 강원도민의 일체감 조성, 건전한 여가 문화 제공 등을 위해 설립된 강원도의 프로축구 도민구단이다. 홈 경기장으로는 강릉종합운동장과 춘천송암스포츠타운을 사용하고 있다.

지난 2002년 한·일 월드컵을 기점으로 대기업을 모기업으로 하던 프로축구가 지역민이 함께하는 시·도민 구단 형태로 변화됨에 따라 축구에 대한 열기가 뜨거운 강원도는 2008년에 강원FC를 창단했다. 강원도는 강원FC를 통해 더 많은 국가대표와 스타 선수를 발굴함과 동시에 도민의 화합과 자긍심 고취를 꾀하고 있다.

강원도는 강원FC 운영을 위한 위해 지난 6년 간 총 685억원의 예산을 지원했다. 강원FC는 강원FC가 2부 리그에 있던 지난 2014~2016년에는 20억~40억원의 예산을 지급했으나, 강원FC가 1부 리그로 승격함에 따라 예산을 3배 이상 증액했다. 그 결과 지난 시즌에는 구단의 FA컵 최고 기록인 4강 진출을 이뤄냈다.

청주FC는 완전한 형태의 시민구단은 아니나, 운영 예산의 70% 가까이를 지방자치단체인 충북도와 청주시로부터 지원받기 때문에 강원FC와 유사한 부분이 많다. 청주FC가 1부 리그로 승격하는 등 우수한 성적으로 도민들에게 좋은 모습을 보이기 위해서는 구단 자체의 피나는 노력과 지자체의 관심이 필수적이다.

◆지자체의 열성적인 지원받는 강원FC= 도민 구단인 강원FC는 홈 경기장이 위치한 강릉시와 춘천시뿐만 아니라, 18개 시·군 모두 강원FC 운영에 대한 관심이 높아, 큰 금액은 아니더라도 각 시·군이 십시일반으로 강원FC 운영에 도움을 보탠다. 경기장 전광판에는 각 지역 특산물 광고가 나오고, 선수들의 유니폼에도 매 시즌마다 돌아가며 시·군의 로고가 담긴다.

이에 강원FC 또한 18개 시·군 전체를 아우르는 홍보마케팅 활동을 펼치고 있다. 그 중 하나가 축구대회인데, 강릉, 춘천, 속초, 원주 등에서 동호인 축구대회를 열고, 영월에서는 유소년 축구대회를 개최해 도민들과의 스킨십을 지속적으로 유지하고 있다. 강원FC관계자는 "면적이 넓은 강원도의 특성상 홈 경기에 오기 위해서는 오랜 시간 걸려 오시는 팬들을 위해 최선의 경기와 최고의 이벤트를 보여드리고자 한다"며 "항상 지역적인 부분을 최대한 활용해 도민을 위한 구단이 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한다"고 말했다.

김진태 강원도지사가 지난 15일 춘천 송암스포츠타운에서 열린 강원FC의 K리그 홈 경기를 관중석에서 박수치며 관람하고 있다. /정세환<br>
김진태 강원도지사가 지난 15일 춘천 송암스포츠타운에서 열린 강원FC의 K리그 홈 경기를 관중석에서 박수치며 관람하고 있다. /김명년

강원도의 지자체장들 또한 강원FC에 관심이 많다. 강원FC에 따르면 지난 2011년부터 지난 6월까지 강원도지사를 역임한 최문순 전 도지사는 3~4달에 한 번은 강원FC 경기를 관람했다고 한다. 지난달 새롭게 취임한 김진태 강원도지사 또한 지난 15일 춘천송암스포츠타운에서 열린 수원FC와의 홈 경기에서 시축을 한 뒤, 경기를 관람했다. 많은 비가 내린 이날 경기에서 김진태 지사는 비가 들이치는 관객석에서 우산을 써가면서 육동한 춘천시장과 함께 후반전까지 경기를 관람했다.

◆팬 사랑을 최우선으로 하는 구단 운영= 강원FC는 충성도 높은 팬층을 유지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도민들과의 긴밀한 스킨십 마케팅을 실시해 오고 있다. 지역밀착 활동의 일환으로 여중·여고 방문 팬미팅, 초·중·고교 대상 축구 클리닉과 스포츠 산업 진로교육, 성인 여성 대상 오렌지 레이디 축구교실, 미취학 아동 대상 체조 교실, 기타 지역 봉사 활동 등을 수행해 왔다. 그 결과 강원FC는 지난 10여년 간 좋은 성적을 꾸준히 유지한 것이 아닌, 굴곡이 심한 팀임에도 불구하고 구단을 지지하는 충성도가 높은 팬층을 두텁게 보유하고 있다.

강원FC는 평균 관객 3천~4천명을 유지하고 있고, 총 구단 운영비의 5% 가량을 티켓 수입만으로 충당하고 있다. 강원FC 관계자는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도민과의 관계 형성을 위해 다양한 관중 마케팅을 실시하는 등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15일 강원FC와 수원FC의 K리그 경기가 열린 춘천 송암스포츠타운 관중석의 모습. 육상 트랙 위에 설치된 가변석을 통해 관중들이 더 가까이에서 경기를 관람할 수 있다. /정세환<br>
지난 15일 강원FC와 수원FC의 K리그 경기가 열린 춘천 송암스포츠타운 관중석의 모습. 육상 트랙 위에 설치된 가변석을 통해 관중들이 더 가까이에서 경기를 관람할 수 있다. /김명년

팬들을 위한 강원FC의 배려가 돋보이는 하나의 장치는 가변석이다. 강원FC는 지난 2018년 종합운동장의 시야를 보완하기 위해 3천석 규모의 가변석을 설치했다. 강원FC가 홈 구장으로 사용하고 있는 강릉종합운동장과 춘천송암스포츠타운 모두 축구 전용 경기장이 아니기 때문에 관중석과 그라운드 간의 간격이 넓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육상 트랙 위에 좌석을 추가로 설치해 팬들이 더 가까이에서 경기를 뛰는 선수들의 모습을 볼 수 있다.

권인표 제8대 나르샤(강원FC 서포터즈)회장이 지난 15일 춘천 송암스포츠타운에서 열린 강원FC의 홈 경기에서 아들 권찬서 군과 함께 강원FC를 응원하고 있다. /정세환<br>
권인표 제8대 나르샤(강원FC 서포터즈)회장이 지난 15일 춘천 송암스포츠타운에서 열린 강원FC의 홈 경기에서 아들 권찬서 군과 함께 강원FC를 응원하고 있다. /김명년

또 강원FC는 1년에 두 번 우수 팬을 선정해 시상한다. 지난 15일 홈 경기에서도 우수 팬으로 선정된 최영윤 군에게 경기에 앞서서 상패와 스포츠 용품을 증정했다. 팬들 또한 이러한 구단의 사랑에 적극 보답한다. 강원FC의 공식 서포터즈인 '나르샤'의 제8대 회장인 전인표(43)씨는 홈·원정 가릴 것 없이 아들인 전찬서(12)군과 함께 5년 전부터 강원FC의 모든 경기를 직접 관람하고 있다. 권 회장은 "강릉에서 태어났지만, 지금은 용인에 거주하고 있어 오히려 원정 경기가 더 편하다"면서 "감독이 바뀐 이후로 선수들의 경기력이 많이 좋아져 경기 볼 맛이 난다"고 자랑했다. 또 청주FC에 대해 "청주FC의 첫 감독인 최윤겸 감독님이 우리 강원FC를 1부에 올려주셨기 때문에 청주FC 또한 금방 승격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1부 리그 승격을 위해= 강원FC는 지난 2013년 K리그 12위로 시즌을 마무리하고, 상주 상무와의 승강 플레이오프에서도 패하면서 2부 리그인 K리그 챌린지로 강등됐다. 그러나 이후 2014년 12월 최윤겸 감독이 부임하면서 강원FC는 지난 2016년 K리그 챌린지 3위로 승격에 성공한다.

강원FC는 1부 리그 승격을 위해 가장 중요한 요소로 방향성을 가진 작용인 모멘텀을 꼽는다. 지는 경기를 어떻게든 비겨내고, 비기는 경기를 어떻게든 이겨내는 보이지 않는 작용이라는 것이다. 강원FC 관계자는 "경기에 출전하는 선수와 코칭 스태프, 사무국, 팬 등 모든 구성원이 동일한 목표를 설정하고 열망한다면 목표 달성에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는다"며 "더 많은 구성원이 간절함으로 꿈 같은 일을 이뤄내는 것이 우리가 가진 특별함"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K리그2에 소속돼 있는 모든 팀들이 승격이라는 목표를 두고 경쟁하기 때문에 승격은 매우 어렵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신생 구단인 청주FC는 지금부터가 중요하다. 이에 대해 강원FC 관계자는 "시스템을 갖추는 일과 스포츠 산업의 이해도가 높은 인력 구성은 신생 구단에게 필수적"이라며 "프로구단 정상 운영에는 꽤 오랜 시간이 걸릴 수 있기 때문에 통찰력과 능력을 갖춘 인재를 등용하는 것이 최우선"이라고 밝혔다.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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