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부매일 정세환 기자] '결초보은(結草報恩).' 죽어서 혼령이 돼서라도 꼭 은혜를 갚는다는 뜻의 사자성어이다. 내년도 프로 리그 진출을 앞두고 있는 청주FC에게도 결초보은해야 할 사람들이 있다. 바로 청주FC의 팬들과 청주시민·충북도민들이다. 그렇다면 청주FC는 지역민들에게 어떻게 은혜를 갚아야 할까. 중부매일이 K리그 1부와 2부를 통틀어 가장 활발하게 지역밀착 사회공헌활동을 펼치고 있는 FC안양을 직접 만나, 함께 봉사활동을 하며 이야기를 들어봤다. /편집자 


◆슬픈 역사 속 피어난 안양의 꽃= FC안양은 지난 2012년 10월 안양시의회에서 안양을 연고지로 하는 프로축구단 창단 조례안이 통과됨에 따라 2013년 2월 창단된 시민 구단이다. 안양에는 본래 지난 1996년부터 2003년까지 안양을 연고지로 하는 안양 LG 치타스가 있었다. 그러나 2002 한·일 월드컵 이후 서울월드컵경기장 활성화 방안으로 LG가 안양을 떠나면서 안양에는 10년간 프로축구단이 없었다. 이에 지역 연고 프로축구단을 원하는 시민들의 간절한 염원이 모여 재탄생한 팀이 FC안양이다.

이와 같은 기구한 역사를 가지고 있는 FC안양은 시민들에게 감사한 마음을 보답하기 위해 어려운 상황 속에서 도움을 필요로 하는 시민들에 대한 봉사활동을 지속적이고 전문적으로 이어오고 있다. 정상용 FC안양 홍보마케팅팀 대리는 "사회공헌, 지역밀착 활동은 향후 구단이 어려운 상황에 처했을 때에 시민들과 함께 극복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드는 것"이라며 "특별한 이유가 없더라도 지역 연고 프로구단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기 위해 당연히 해야 하는 활동"이라고 밝혔다.


◆창단과 동시에 시작된 사회공헌 활동= 올해로 창단 9주년을 맞이한 FC안양은 창단과 동시에 사회공헌·지역밀착 활동을 시작했다. FC안양의 첫 사회공헌활동은 KB국민은행과 공동으로 추진된 'KB국민은행과 함께 하는 FC안양 승리! 쌀 나눔, 꿈 드림' 사업이었다. 이는 FC안양의 홈 경기 승리시마다 쌀 1t을 안양시내 복지시설 및 소외계층에 지원하는 기획이었다.

이후 연령·계층·시기 등 다양한 요소를 고려해 신규 사업을 개발·운영해왔다. 다만 코로나19 확산 이후 시민, 팬들과의 기존 스킨십이 불가해짐에 따라 현재는 코로나19 시기에 맞는 형태로 전부 리뉴얼해 사회공헌·지역밀착 활동을 운영하고 있다.


◆구단ㆍ스폰서ㆍ팬ㆍ시민 봉사단= FC안양은 구단·스폰서 직원들과 팬, 시민으로 구성된 '함께해-보라 봉사단'과 '날아-보라 사업' 등을 운영하고 있다. 이름에 사용되는 '보라색'은 FC안양과 안양시의 상징색으로 FC안양의 팬들은 매 경기마다 '홍득발자(紅得發紫), 아주 붉은 것은 이미 보라색이다'는 문구를 내걸고 선수들을 응원한다. 이에는 연고지 이전으로 안양을 떠난 FC서울보다 발전하고자 하는 마음 또한 담겨있다.

FC안양 함께해-보라 봉사단의 지속적인 사회공헌활동인 독거 어르신 생신상 챙겨드리기 봉사의 모습. /FC안양
FC안양 함께해-보라 봉사단의 지속적인 사회공헌활동인 독거 어르신 생신상 챙겨드리기 봉사의 모습. /FC안양

함께해-보라 봉사단은 ▷독거 어르신 생신상 챙겨드리기 ▷관내 어르신 건강 챙겨드리기 ▷재가 장애인 목욕 봉사 활동 등을 하고 있다. 이들은 일회성의 활동이 아닌, 모두 매주 또는 매달 진행되는 지속적인 봉사활동이다. 특히 거동이 불편해 스스로 목욕을 하지 못하는 재가 장애인들을 가정 또는 목욕이 가능한 시설에서 직접 씻겨주는 봉사는 활동 자체가 고되고 힘들어 기존 봉사자들도 기피하는 봉사이다. 그러나 봉사단원들은 차질없이 봉사활동을 하기 위해 매일 PCR 검사를 받아가면서 봉사에 참여하고 있다. 

정상용 FC안양 홍보마케팅팀 대리가 지난달 31일 종합복지시설에서 재가 장애인 목욕 봉사에 참여하고 있다. /김명년
정상용 FC안양 홍보마케팅팀 대리가 지난달 31일 종합복지시설에서 재가 장애인 목욕 봉사에 참여하고 있다. /김명년

지난달 31일 장애인 목욕 봉사 활동에 참가한 김민수(경동대 스포츠마케팅학과 3)씨는 "지난해부터 매달 이 봉사활동에 참여했는데, 봉사가 끝나면 항상 숟가락도 들기 힘들 정도로 체력 소모가 심하다"면서도 "정말 간절하게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을 돕는다는 큰 보람에 꼭 다시 찾아오게 된다"고 말했다.

 

FC안양 날아-보라 사업의 지속적인 지역밀착활동인 축구 클리닉 활동의 모습. /FC안양
FC안양 날아-보라 사업의 지속적인 지역밀착활동인 축구 클리닉 활동의 모습. /FC안양

날아-보라 사업은 관내 특수전공과 학생들을 대상으로 운영되는 축구 클리닉 활동이다. 정규수업에서 체육수업이 없는 학생들에게 레크리에이션과 축구 클리닉 활동으로 재활 기회를 부여해 장애인과 비장애인의 사회통합 실현을 목표로 하고 있다. FC안양 선수들을 비롯해 체육 전공자 또는 축구선수 출신 봉사자들이 월 2회 구단이 보유한 풋살장에서 장애학생들에게 즐거운 추억을 만들어주고 있다.

이밖에도 사회적 책임을 수행하기 위해 아마추어 축구인을 대상으로 하는 우리 동네 밀어내기 챌린지와 헌혈·탄소중립·장애인 인식 개선 캠페인 등 지속적인 사업으로 발전시키기 위해 다양한 방법으로 노력하고 있다.



◆시민들의 사랑으로 크는 구단= FC안양의 꾸준한 사회공헌·지역밀착 활동은 확실한 성과로 드러남과 동시에 FC안양은 시민들의 사랑을 한 몸에 받고 있다.

FC안양은 K리그 내에서 연고 지역 팬을 대상으로 가장 활발한 마케팅과 팬 서비스를 펼친 클럽으로 인정받아 지난 2014년 제1·2차 팬 프렌들리 클럽으로 선정됐다. 또 같은 해에 사랑 나눔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이는 K리그 구단 중 가장 활발하고 다양한 사회공헌·지역밀착활동으로 지역민들과 따뜻한 사랑을 나눈 구단에게 주어지는 명예로운 상이다. 이밖에도 FC안양은 지난 2019년 제5회 스포츠마케팅 어워드에서 올해의 프로스포츠구단 부분 본상을 수상했고, 지난해에는 안양시만안종합사회복지관과 안영공업고등학교로부터 감사패와 감사장을 수여받았다.

FC안양은 지난 5월 안양공업고등학교로부터 감사패를 전달받았다. /FC안양
FC안양은 지난 5월 안양공업고등학교로부터 감사패를 전달받았다. /FC안양

팬들 또한 구단의 노력을 잘 알고, FC안양의 부흥과 발전에 이바지하고 있다. FC안양은 지난 2019년 창단 최초로 1부 승격 플레이오프에 진출해 더 견고한 기반을 구축하겠다는 장철혁 단장의 의지로 리더스클럽을 창설했다. 리더스클럽은 매년 100만원 이상을 구단에 지불한 개인 또는 단체 팬들의 모임이다. FC안양 관계자는 "현재 60여명의 리더스클럽 회원을 보유하고 있다"며 "향후 1천명 달성을 목표로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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