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지' 탄생지 청주, 세계 기록문화 성지로 특화해야"

직지 원본 표지
직지 원본 표지

7월 16일까지 계속되는 특별전은 직지가 유럽의 인쇄문화에 지대한 영향을 끼쳤다는 것을 웅변하는 아주 특별한 전시다. 또한 유럽의 인쇄문화를 한눈에 엿볼 수 있도록 기획했다. 인쇄문화의 변천사를 체계적으로 소개하고, 시대별·테마별 주요 고서를 관람객의 눈높이에 맞춰 전시했다. 디지털과 아날로그의 조화가 돋보였으며, 문화재를 소중히 다루는 기법과 집중력을 높일 수 있는 전시를 통해 그들의 진정성을 읽을 수 있었다.

다시 용기를 내야겠다. 뜨거운 가슴이 식기 전에 내가 꿈꾸는 생명문화도시 청주, 기록문화도시 청주를 세계만방에 알리고 특화해야겠다. 인류의 위대한 유산 직지를 더 크고 깊게, 더 넓고 값지게 발전시킬 수 있도록 힘쓰는 것이 시대의 사명이기 때문이니 그 전략을 제안한다.

문화재청 채수희 문화재활용국장이 직지 원본을 관람하고 있다.
문화재청 채수희 문화재활용국장이 직지 원본을 관람하고 있다.

우선 청주를 세계 기록문화 성지로 특화하자. 이를 위해 운천동에 건립 중인 세계기록유산센터와 연계한 기록문화도시 청주의 글로벌 아카이브가 필요하다. 청주의 역사문화 및 시민문화를 건축, 디자인, 영상, 출판 등 다양한 방식으로 기록화하고 기념하자는 것이다. 또 운천초등학교와 사직동 체육시설을 활용한 기록문화 클러스터를 조성하자. 기록문화 국제대학원을 유치하고 기록문화 창의학교를 만들며, 직지교 일원의 예체로를 지하화한 뒤 지상에는 문자의 거리를 조성하면 좋겠다. 흥덕사를 복원하기 위한 범국민운동을 전개하고, 운리단길을 대한민국 최초의 기록문화 거리로 선포하자.

이참에 C-컬처를 글로벌 콘텐츠로 특화하자. 청주활자와 청주종이를 체계적으로 개발해 전시, 체험, 아트상품, 관광자원 등으로 만들면 좋겠다. 직지를 소재로 한 공연, 전시 등 융복합 창작물을 개발하고, 직지의 문화가치를 미디어아트 및 3D 기술로 특화하는 전략도 필요하다. 내년이 청석학원 100주년이다. 이를 기념해 청주의 교육유산을 체계화하고 유네스코 창의도시 프로젝트를 추진하자. 기록문화 국제 네트워크를 구축하기 위해 청주발 활자로드를 만들자.

이범석 청주시장이 직지 원본을 관람하고 있다.
이범석 청주시장이 직지 원본을 관람하고 있다.

시민과 함께하는 창의문화, 기록문화를 체계화하자. 애장품 등 장롱 속의 가보(家寶)를 기증하는 시민 애장품 기증운동 및 시민 가보박물관을 건립하고, 잊히고 사라져 가는 마을의 이야기를 체계화하며, 시민의 삶을 담은 생애주기별 맞춤형 일상 기록장 쓰기 시민운동을 전개하자. 마침 내년이 청주·청원 통합 10주년이다. 이를 기념해 86만 시민이 참여하는 'ㄱ의 순간, 하나되는 청주' 프로젝트를 추진하자. 세계적인 설치미술가 강익중 씨와 함께하고, 그 과정을 아카이브화 하며 시민통합 및 글로벌 콘텐츠로 특화하자. 그리하여 2026년에는 한불수교 140주년을 기념해 청주에서 '직지원본 특별전'을, 파리에서 '직지와 공예 특별전'을 열자.

'인쇄하다! 구텐베르크의 유럽 특별전' 장면
'인쇄하다! 구텐베르크의 유럽 특별전' 장면

 "청주가 하면 세계가 할 것이며, 청주가 하지 못하면 세계 어디에서도 할 수 없으니 청주시민이여, 생명의 모항 돛을 올려라." 

시대의 지성이자 청주시 명예시민 故 이어령 선생의 말이 내 가슴을 친다. 직지를 품었으니 다시 직지의 가치를 새로운 시선으로, 창조적 역량으로, 청주시민의 힘으로 더 큰 세상을 열어야겠다. 그리하여 청주시가 세계 기록문화의 중심지로 그 위상을 확고히 하고, 청주의 문화적 가치를 세계만방에 떨치는데 86만 시민이 함께하면 좋겠다. 청주 포텐이 터지고 있으니 지금이 바로 그때다.

변광섭 청주시문화재단 대표
변광섭 청주시문화재단 대표

목표가 분명하면 아무리 힘들어도 멈추지 않는다. 벽을 넘지 못하면 새로운 세상을 만날 수 없다. 창조적 상상력과 열정으로 무장해야 한다. 드높은 문화의 힘, 청주만의 콘텐츠가 필요하다. 가장 아름다운 날은 아직 오지 않았으니, 우리가 그 길을 만들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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