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장없는 산·학·연·병 '바이오 타운'… 2조원 투입

김영환 충북지사가 지난 6월1일 충북도청 브리핑룸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주재한 '첨단산업 글로벌 클러스터 전략회의' 내용을 브리핑하고 있다. 정부는 이날 오송에 2조원을 투입해 국내 첫 산·학·연·병이 집적된 바이오클러스터인 ''K-바이오스퀘어'를 조성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중부매일DB
김영환 충북지사가 지난 6월1일 충북도청 브리핑룸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주재한 '첨단산업 글로벌 클러스터 전략회의' 내용을 브리핑하고 있다. 정부는 이날 오송에 2조원을 투입해 국내 첫 산·학·연·병이 집적된 바이오클러스터인 ''K-바이오스퀘어'를 조성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중부매일DB

[중부매일 김미정 기자] 충북 청주시 오송에 조성될 'K-바이오스퀘어'는 민선 8기 충북도의 굵직한 성과 중 하나다.

정부가 세계적 바이오클러스터로 육성할 지역으로 '오송'을 선택한 것이다.

투입예산만 2조원. 충북 역대 국책사업 중 단일사업으로는 최다 규모다.

조성면적도 79만2천㎡(24만평)에 달한다. 축구장 109개를 합한 면적이다.

특히 정부가 오송을 'K-바이오스퀘어'로 지정한 데에는 김영환 충북지사의 역할이 컸다. 김 지사가 지난 5월 윤석열 대통령에게 직접 건의했고 6월 초 정부계획에 반영됐다.
 

2033년 완성… 대학·병원 등 1만명 상주

오송 K-바이오스퀘어는 국내 첫 산·학·연·병이 집적된 바이오 클러스터로 육성될 전망이다. 2033년 완성이 목표다.

교육, 병원, 연구, 창업, 상업, 금융, 주거 등이 담장없이 한곳에 타운형태를 이루는 것이 특징이다. 

오송제1국가산단 식약처 앞 6만9천300㎡(2만1천평)의 K-바이오창업타운, 오송3국가산단 내 72만6천㎡(22만평) 규모의 카이스트 오송 바이오메디컬캠퍼스타운으로 구성된다. 창업타운과 카이스트 오송캠퍼스를 합해 총 24만평이다. 산·학·연·병이 유기적으로 연결돼 시너지를 낼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오송 바이오스퀘어에는 AI 바이오 영재학교(국립, 2027년 개교)도 들어가있다. 2027년 3월 개교 예정이다. 학생정원은 150명으로 카이스트와 인접해 교수, 교사, 실험실 등을 공동활용하는 등 하나의 학교처럼 운영될 예정이다.

이외에 혁신창업컴플렉스, 공공연구병원, 글로벌 신약개발연구소, AI·양자·바이오융합연구소 등이 카이스트 오송 바이오메디컬캠퍼스 안에 들어선다.

충북도는 1994년 정부에서 보건의료과학기술 혁신방안을 수립하면서 오송생명과학단지를 조성한 이래 최대 성과 라고 평가하고 있다.

변인순 충북도 바이오정책과장은 "세계 경제중심이 미국 뉴욕 월스트릿이라면 세계 바이오중심은 충북 오송이 될 것"이라며 "특히 2032년 완공되는 충청권 광역철도와 맞물려 충청권 메가시티 구축과 국가균형발전에도 기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카이스트 바이오메디컬캠퍼스 어떻게 조성되나

K-바이오스퀘어의 핵심은 카이스트 오송 바이오메디컬캠퍼스다. 2032년 캠퍼스 조성이 완료된다. 2035년에는 상주인원이 1만명에 달할 전망이다. 교수 400명, 학생 5천530명, 창업기업(400곳) 종사자 3천200명 등이다.

청주시 오송1산단과 오송3산단에 조성될 'K-바이오스퀘어' 조감도.  카이스트 오송 바이오메디컬캠퍼스가 핵심으로 오송3산단 내 22만평에 들어선다. / 충북도 제공
청주시 오송1산단과 오송3산단에 조성될 'K-바이오스퀘어' 조감도. 카이스트 오송 바이오메디컬캠퍼스가 핵심으로 오송3산단 내 22만평에 들어선다. / 충북도 제공

카이스트는 오송3산단 예정부지 내 22만평에 2032년까지 건물 24개 동을 지을 계획이다. 1조5천800억원이 투입된다.

오송에서 기초과학~전 임상~임상~기업(창업) 모든 단계의 첨단 바이오·의학융합연구가 가능해지는 것이다. 이를 통해기업-대학-병원간, 연구분야간 시너지 극대화가 기대된다.

오송 캠퍼스에는 바이오융합교육컴플렉스와 의과학교육컴플렉스 등 교육인프라를 비롯해 공공연구병원, 글로벌임상연구컴플렉스, 글로벌신약개발연구소, 합성생물학연구컴플렉스 등 병원과 연구시설, 혁신창업컴플렉스 등 창업인프라가 구축된다. 청년기숙사 3개 동, 컨벤션센터, 연수원 겸 종합체육관도 지어진다.

김경수 카이스트 기획처장은 "오송 바이오메디컬캠퍼스에서는 첨단 바이오·의학 융합형 과학기술인재를 육성하는 동시에 글로벌 시장창출형 혁신의학과 바이오융합 연구생태계를 조성하고, 전 주기적 창업지원체계를 통해 글로벌 바이오 유니콘을 육성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정부 계획 반영 배경은

K-바이오스퀘어 사업은 지난 6월 정부의 첨단산업 글로벌 클러스터 육성방안에 포함됐고 이어 국가 제4차 생명공학육성 기본계획(2023~2032년)에 반영됐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6월 7일 청주를 방문해 K-바이오스퀘어 조성 추진을 선포하면서 사업이 공식화됐다. 윤 대통령은 청주문화제조창에서 열린 '평택~오송 고속철도 2복선화 착공기념식'에서 "기존의 오송 생명과학단지를 'K-바이오 스퀘어'로 탈바꿈해 충북을 국가첨단산업의 중심으로 육성할 것"이라고 밝혔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6월7일 청주를 방문해 오송 K-바이오스퀘어 조성 추진을 선포하면서 사업추진이 공식화됐다. 이 사업은 김영환 충북지사가 윤 대통령에게 직접 제안해 국가계획에 반영됐다. / 충북사진공동취재단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6월7일 청주를 방문해 오송 K-바이오스퀘어 조성 추진을 선포하면서 사업추진이 공식화됐다. 이 사업은 김영환 충북지사가 윤 대통령에게 직접 제안해 국가계획에 반영됐다. / 충북사진공동취재단

바이오산업 글로벌규모는 매년 성장하는 반면 국가경쟁력은 하락세로 국가 바이오경쟁력을 강화해야 한다는 필요성에서 K-바이오스퀘어 조성사업이 시작됐다. 수명연장과 감염병 창궐로 R&D인력 수요가 늘고 있지만 공급이 부족한 여건도 고려됐다.

특히 김영환 충북지사가 윤석열 대통령에게 직접 건의하면서 물꼬를 텄다. 이후 김 지사는 오송에 있는 국립줄기세포재생센터 방문, 바이오기업 간담회, 서울대와 협약 등 성공적 사업 추진을 위한 행보를 펴고 있다.

김영환 지사는 지난 6월 브리핑에서 "그동안 오송3산단 개발, 카이스트 오송캠퍼스 유치 등이 공약수준이었는데 대통령 행사에서 오송 K-바이오스퀘어 조성이 공식화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며 "충북과 청주시의 미래를 결정할 첫번째 매듭을 잘 지었다"며 평가했다.

이중호 도 바이오정책과 주무관도 "국내에 바이오R&D인력과 의사과학자가 매우 부족한데 오송 K-바이오스퀘어를 통해 많이 배출돼 오송이 대한민국 바이오 혁신의 심장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미국 켄달스퀘어 벤치마킹

오송은 '한국판 보스턴 클러스터'를 꿈꾸고 있다. 미국 보스턴 켄달스퀘어를 벤치마킹할 구상이다. 

'지구에서 가장 혁신적인 1마일 스퀘어'로 불리는 켄달스퀘어는 면적이 2천588㎢(78만3천평)다. 오송 바이오스퀘어의 2.4배다.

오송 K-바이오스퀘어 마스터플랜 수립 용역 착수 보고회가 지난 8월10일 충북도청에서 열리고 있다. / 중부매일DB
오송 K-바이오스퀘어 마스터플랜 수립 용역 착수 보고회가 지난 8월10일 충북도청에서 열리고 있다. / 중부매일DB

현재 매사추세츠공과대학(MIT), 하버드대, 보스턴대학, 매사추세츠주립대학, MGH(하버드 연구중심병원) 등 세계 최고 수준의 대학과 20여개 대형병원, 1천개 이상의 바이오기업, 벤처캐피탈 등이 밀집해있다. 보스턴 바이오클러스터의 중심에 위치해있다.

 

신속 추진 위해 예타면제 필요

도는 조만간 예비타당성조사 면제를 신청할 예정이다. 신속한 추진을 위해서다.

예타면제 명분으로는 바이오 원천기술 부족, 국가주력산업의 지속적 성장동력 확보 필요, 글로벌 기술 패권경쟁 심화 등이 거론된다.

또 'K-바이오스퀘어 조성 지원에 관한 조례' 제정을 위해 오는 27일 본회의 의결을 앞두고 있다. 종합계획 수립, 전담기구 설치·운영, 경비 지원 등이 담겼다.

오송 국가3산단 주민간담회가 지난 2월13일 김영환 충북지사 주재로 열리고 있다. 'K-바이오스퀘어'는 오송1산단 부지와 오송3산단 예정부지에 2033년까지 조성될 예정이다. / 충북도 제공
오송 국가3산단 주민간담회가 지난 2월13일 김영환 충북지사 주재로 열리고 있다. 'K-바이오스퀘어'는 오송1산단 부지와 오송3산단 예정부지에 2033년까지 조성될 예정이다. / 충북도 제공

도는 올해 1월 전담부서인 오송캠퍼스조성팀을 신설해 성공적 조성을 꼼꼼하게 챙기고 있다. 현재 마스터플랜 수립 용역중으로 내년 2월 완성된다.

변인순 과장은 "글로벌 바이오 기술패권경쟁에서 우위를 선점하기 위해 K-바이오스퀘어 조성은 시급하다"며 "지금 시작해도 10년이 걸린다. 예타면제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국가차원의 전폭적 지원을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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