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0월 이후 손실협상 진전 없어
시공사 "더 이상 금융권 차입도 불가"
LH, 공식입장 거부 "협의 계속할 것"

세종시 집현동 공동캠퍼스 건설 현장. /중부매일DB
세종시 집현동 공동캠퍼스 건설 현장. /중부매일DB

[중부매일 신서희 기자] 속보=지난해 10월 공사 중단 후 재개됐던 세종시 집현동 공동캠퍼스 공사가 또 중단되면서 공공공사비 갈등이 현실화 됐다.

시공사인 대보건설은 인건비,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대규모 손실이 예상되면서 지난해 10월 공사를 중단했다. 이후 발주처인 LH가 시공사의 요구사항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겠다고 협의했고 10일 뒤 공사가 재개 됐지만 현재까지 협의사항에 대한 진전이 전혀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에 따르면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집계 기준 최근 3년간 건설자재 가격이 35% 올랐으며, 건설자재 중 비중이 가장 높은 레미콘, 시멘트, 철근은 각각 34.7%, 54.6%, 64.6% 올랐다.이처럼 건설환경이 어려운 가운데 시공사와 발주처간 손실보전 등의 협의가 이뤄지지 않자 세종시 행복도시 4-2 생활권 공동캠퍼스 건설공사 18공구 현장이 5일부터 공사가 다시 중단됐다.

이 현장은 오는 7월 전체 준공 예정이었으나 발주처는 3월 개교를 원하는 대학의 학사일정을 고려해 시공사에 9개동 중 4개동의 공기를 6개월 앞당겨 부분 조기 준공을 요청했다.(당초 한밭대가 3월 개교를 원해 부분 조기 준공을 요청했으나 현재는 6개월 늦춘 9월 개교 예정)

시공사는 발주처 요청에 따라 그동안 공정 단축을 위해 자체적으로 추가 공사비를 투입, 공사를 진행해 왔다. 그러나 관급자재인 레미콘 공급 차질, 원자재 및 인건비 상승, 화물연대 파업 등 복합적인 사유로 대규모 손실이 발생, 회사가 감당할 수 없는 수준에 이르러 지난해 10월 17일부터 26일까지 공사가 중단됐다.

LH는 첫번째 공사가 중단된 지난해 10월 공사 우선 재개 후 대보건설의 요구사항에 대해 적극적으로 검토하기로 하는 합의안을 전격적으로 이끌어냈다.

또한 양 측이 참여하는 별도의 협의체를 구성하고, 시공사의 어려움을 감안해 합리적 범위 내의 요구사항에 대해서는 적극 수용함으로써 원만하게 공사가 진행될 수 있도록 협조한다고 밝힌바 있다. 국책사업이라는 상징성을 고려한 결정이었다. 
 

지난해 10월 공사 중단 후 재개됐던 세종시 집현동 공동캠퍼스 공사가 또 중단되면서 공공공사비 갈등이 현실화 됐다. 지난달 23일 엄정희 행복청 차장(가운데)의 현장 점검 모습/행복청
지난해 10월 공사 중단 후 재개됐던 세종시 집현동 공동캠퍼스 공사가 또 중단되면서 공공공사비 갈등이 현실화 됐다. 지난달 23일 엄정희 행복청 차장(가운데)의 현장 점검 모습/행복청

이후 시공사는 시공계약금액 조정을 통해 대학 캠퍼스 건설사업에 차질이 발생하지 않도록 발주처인 LH에 적극적인 협조를 요청해 왔다. 그러나 지금까지 협상에 큰 진전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보건설 관계자는 "공사비가 약 750억원인 이 현장에서 300억원 이상의 손해가 예상된다"며 "그동안 회사가 자체적으로 감당할 수준을 넘어 차입까지 해가며 공사를 수행해왔으나 태영건설 워크아웃 이후 금융권 차입도 여의치 않아 더 이상 공사를 수행하기 어려운 상황이다"고 강조했다.

LH세종본부 관계자는 "대보건설이 원하는 것 해주려고 노력하지만 기대치에 못미치는 것 같다"면서 "공식적인 입장을 말하기 어렵다. 협의를 계속 해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공동캠퍼스는 대학입주공간 5개동, 바이오지원센터, 학술문화지원센터, 학생회관, 체육관, 통합주차장 등 9개동에 연면적 5천8111.43㎡ 규모로 지난 2022년 7월 한국토지주택공사(LH)와 대보건설이 공사 계약을 체결했다.

공동컴퍼스에서는 서울대, 한국개발연구원(KDI) 국제정책대학원, 충남대, 충북대, 한밭대가 2024년 9월 개교 예정이다. 또 분양형 캠퍼스에는 공주대·충남대가 순차적으로 입주한다.

이에 앞서 지난달 23일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 엄정희 차장이 공동캠퍼스 현장을 방문해 공사 추진현황을 점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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