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진 / 세명대 미디어창작학과 교수

정해년을 맞이하여 독자제현께 드리고 싶은 말이 있다. 그것은 자신의 주위를 돌아보자는 말이다.

오늘날 우리나라의 개개인은 어떻게 살아가고 있는가. 이른바 현대 사회에서 개인은 사회가 대중화, 도시화, 핵가족화 됨에 따라 서로 간의 의사소통이 단절되는 현상을 겪고 있다. 그 의사소통의 단절로 인해서 인간 소외현상이 심화되었고, 이 현상은 현대 사회의 중요한 문제점으로 부각되었다.

특히 가족 간의 의사소통 단절로 인해 청소년 비행문제, 이혼율 증가문제, 노인 문제 등 여러 가지 문제가 발생했다. 그리고 이웃의 문제에 대해서는 이제 더 이상 타인에게 신경을 쓰지 않는 공동체가 점점 늘어가고 있다. 이웃에 대한 무관심 그리고 자신의 이념과 다른 단체나 사람들에 대한 적개심, 배타적인 사회인식 이러한 이데올로기가 우리사회에 점점 팽배해져가고 있다.

이렇게 살다보면 우리나라는 과연 하나의 국가인가를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모든 국민이 이 문제에 대해 심각하게 연구하고 대안을 제시하고 그 바람직한 실천을 이뤄내야 한다.

저 프랑스의 지성인 장 폴 싸르트르는 그의 지성인을 위한 변론에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지성인은 자기 일이 아닌 남의 일에 뛰어드는 자이고 그것은 곧 정의와 자유, 선과 진실 즉, 인간 사회의 보편적 가치를 위해 헌신하는 사람이라고 말했다.

현대사회는 인터넷과 각종 매체가 범람하는 사회이다. 텔레비전과 인터넷을 켜기만 하면 우리는 정보의 홍수 속에 빠지게 된다. 이 말은 우리는 이미 지식이 될 수 있는 충분 조건 속에 산다는 말이다.

오늘날 현대사회인은 거의 대부분 지식인이다. 예전에는 지식인이라 하면 배운 사람들, 다시 말해 교육을 받을 만한 여유와 능력이 있는 지식 계급에 속하는 사람을 의미했다.

하지만 세상이 바뀌었다. 무언가에 대해 일정한 지식을 가지고 그것을 고민하고 연구하는 사람이라면 모두 지식인이라 할 수 있다. 말하자면 현대사회의 폐해를 인지하고 그것을 걱정하고 그 해결방안을 고민하는 사람이라면 현대사회의 문제점에 대한 지식인이라 할 수 있는 것이다.

우리 옛말에 '독불장군(獨不將軍)은 없다'라는 말이 있다. 이 말은 남의 의견은 묵살하고 저 혼자 모든 일을 처리하는 사람은 사회에서 필요없다는 말이다. 그것은 스스로의 자멸을 의미한다.

이속담은 영어 속담에도 있는 말이다. 'One man is no man' '한 사람은 사람이 아니다'라는 이 말은 결국 세상은 혼자서는 살아갈 수가 없다는 뜻인 것이다.

우리대학교에는 교수 학생 직원이 함께 대학을 꾸려가고 있다. 그리고 우리학과에는 '신운하'라는 조교가 있다. 이 조교가 없으면 교수들은 문서수발, 학생지도, 학생인솔 등등의 모든 학사행정을 수행하는 데에 있어서 커다란 어려움을 겪을 것이다.

그러나 이 조교 덕분으로 우리학과의 교수들은 별다른 어려움 없이 학과를 운영해나가고 있다. 그리고 교수들은 조교에게 감사하고 또 조교는 교수들을 존경하고 이해하며 서로 돕는다.

어떤 사회나 단체, 모임 혹은 기관도 마찬가지이다. 정부의 수반이라 할지라도 그가 홀로 이 나라를 꾸려나가는 것은 아니다. 비서를 위시하여 정부각료, 의원들 그리고 국민모두가 그를 돕고 그도 역시 전체국민을 돕고 살아야만 하는 것이다.

그리고 국민 개개인도 싸르트르가 말한 것처럼 자신의 주위를 돌아보고 잘못되어 있는 것이 있으면 '이것은 아니다'라고 말하고 스스로 말한 것을 실천해야 한다.

소외받는 이웃의 비참한 모습, 가족친지를 짐승처럼 대하는 인간들, 돈과 잘못된 명예만을 쫓아가는 가식적인 사람들과 당파와 집단을 구분하여 반목하는 사람들, 사람을 사람으로 대하지 않는 추악한 인간들…. 이러한 모든 것에 대해 올해 우리는 지식인이 되어야겠다. 그리하여 그러한 부조리는 잘못된 것이라고 말하는 사람이 되어야겠다. 그러기 위해서는 내 스스로 단정한 마음가짐으로 주위를 돌아보아야 한다.

우리 모두 우리주위를 따뜻하고 온당한 시선으로 돌아본다면 정해년은 그야말로 행복이 가득한 한 해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저작권자 © 중부매일 - 충청권 대표 뉴스 플랫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