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부시론] 류연국 한국교통대교수

위 사진은 이해를 돕기 위함이며 해당 칼럼과 직접적인 연관은 없습니다 /클립아트코리아

인공 지능과 자율적인 판단 능력을 갖춘 드론과 차량 그리고 로봇의 연구 개발과 활용은 이미 산업 전반에서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우리는 이미 자율자동차의 등장을 보았고 평창 올림픽에서 오륜기를 그려내는 드론의 군집 비행에 박수를 보내며 바라보았다. 전장에서 사용될 수 있는 자율 비행 드론, 전투 로봇, 무인 군용 차량 등이 킬러 로봇으로 불릴 수 있는 것이다. 얼마 전 타계한 스티븐 호킹 박사나 스티븐 워즈니악 같은 세계 IT 및 과학계를 이끌어 가는 사람들이 '킬러 로봇'의 금지를 촉구하는 공개서한에 서명한 바 있다. 그들은 "전쟁 무기에 인공 지능을 도입하는 것은 인간성에 재앙을 초래하게 될 것"이라며 경고했다. 그들이 두려워하는 것은 킬러 로봇이 인간의 개입 없이 적을 설정하고 타격을 가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두려운 일이다. 그러나 점점 현실화되고 있기에 벌써 5년 전인 2013년에 영국 런던에서 'Campaign to Stop Killer Robots'라는 비정부기구(NGO)를 결성하고 자율 무기 사용을 불법화 하는 국제조약 제정을 주장하고 있기도 하다.

이미 러시아와 중국은 세계의 지배자가 되는 꿈을 키워온 지 오래다. 그들의 인공 지능을 갖춘 전쟁 무기의 개발에 엄청난 투자를 하고 있음은 미국의 국방성 관계자가 기술적인 측면에서 이미 미국을 크게 앞지르고 있다고 경고하고 있는 실정이다. 민간에서 조차도 미국은 한손을 뒤로 한 채로 이 싸움에 임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이런 와중에 카이스트는 지난 2월에 한화시스템과 국방 AI 융합과제를 공동 발굴, 연구할 목적으로 국방인공지능융합센터를 설립했다. 인공지능을 기반으로 하는 자율 자동차나 드론 등 새로운 산업을 육성한다는 차원이다. 그런데도 세계의 유수한 로봇 연구자들이 57명이나 카이스트가 연구하는 인공 지능 무기의 부작용을 우려하면서 카이스트와의 공동연구를 보이콧하겠다고 선언했다. 물론 카이스트는 "대량 살상 무기나 공격용 무기 개발 계획이 없다"는 입장을 밝혔고 보이콧을 주도했던 호주의 토비 월시 교수도 카이스트의 해명에 만족해하며 보이콧을 철회하기로 했다고 한다.

사실 인간의 존엄성을 말살하는 대량 살상 무기들은 세계 대전을 겪으면서 급속도로 진행되어 왔다. 북한이 그토록 원자폭탄을 보유하고 미사일 기술을 개발하려는 이유가 무엇인가. 원자폭탄의 제조 기술은 70년도 더 지난 기술이지만 그 위력이 무시무시하기 때문에 세계적인 확산금지조약을 제정하고 있는 것이다. 마찬가지로 생화학 무기도 그렇다. 많은 사람이 킬러 로봇을 반대 하지만 찬성하는 사람들이 없는 것은 아니다. 그들은 핵무기나 생화학 무기가 군인과 민간인을 구별하지 않고 무차별적으로 피해를 입히지만 인공 지능 로봇 무기는 민간 시설과 민간인을 구별할 수 있기 때문에 오히려 민간 피해를 줄일 수 있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또한 치열한 전투가 벌어지는 전장에서 군인은 이성을 잃고 무차별적으로 총기를 사용하지만 오히려 로봇 무기는 편견이나 증오의 영향을 덜 받는다고 주장한다.

류연국 한국교통대교수

이러한 인공 지능 무기 기술은 정부가 전적으로 개발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핵심 기술은 구글이나 아마존 같은 민간 업체가 주도적으로 개발하고 있다며 월스트리트 저널은 킬러 로봇의 등장을 막기는 매우 어려울 것이라고 했다. 강대국에 둘러싸여 있는 우리는 위협적인 킬러 로봇의 공격을 방어할 수 있는 방어 로봇은 보유할 수 있어야 하지 않겠는가. '킬러 로봇'의 개발을 반대한다지만 결국 등장하게 될 것이라면 방어가 가능한 핵심기술의 개발에 박차를 가하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선택이 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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