넓은 농장서 꽃 키우고 건강차 만들고… 힐링공간 조성

일상화 글램핑 카페 전경. 학교 운동장이었던 공간에 방문객들을 위한 꽃밭이 조성돼있다. 
일상화 글램핑 카페 전경. 학교 운동장이었던 공간에 방문객들을 위한 꽃밭이 조성돼있다. 

[중부매일 이지효·윤소리 기자] 청주 미원과 보은의 경계에 위치한 보은 내북초등학교 이식폐교(보은군 산외면 성암가고로 235-6).

이곳은 현재 일상화 글램핑과 카페로 변신해 이곳을 찾는 사람들에게 휴식과 낭만, 추억을 소환시키고 있다.

일상화 글램핑 카페 평면도
일상화 글램핑 카페 평면도

보은 내북초 이식폐교는 오히려 청주에서는 접근이 쉬워 1시간 안에 도착할 수 있었다. 하지만 반대로 생각해보면 보은에서는 가장 변두리에 위치한 곳이어서 이곳을 졸업한 졸업생들은 초등학교를 최소 40분 이상 걸어다녔다고 회상했다.

1948년 4월 산외국민학교 이식분교장으로 개설된 이곳은 1954년 이식국민학교로 승격됐다가 1992년 3월 내북국민학교 이식분교장으로 개편되고 1999년 3월 내북초등학교로 통합되면서 폐교됐다.

'일상화 글램핑 / 카페'로 변신한 흰색 단층 건물의 내북초 이식폐교 운동장에는 여러가지 꽃들이 자라고 있었고 왼쪽에 글램핑장과 오른쪽 바비큐장으로 구성돼 있다.

2년전 이곳에 둥지를 튼 조혜임 대표는 '당신의 일상이 꽃처럼 아름답기를 바란다'는 뜻에서 '일상화'라는 이름을 지었다고 했다.

일상화 카페 내부에는 조혜임 대표가 재배·개발한 다양한 꽃차가 마련돼있다.
일상화 카페 내부에는 조혜임 대표가 재배·개발한 다양한 꽃차가 마련돼있다.

한국꽃차협회부회장을 맡고 있는 조 대표는 방부제를 사용하지 않고 몸에 좋은 꽃차로 사람 몸에 있는 독소를 배출시키는 천연 장미청을 만들어 특허도 내고 이곳의 시그니처 메뉴로 판매하고 있다.

조 대표가 천연꽃차에 관심을 가지게 된 이유가 있었다. 조 대표의 어머니가 암으로 건강상태가 악화되면서 엄마를 위한 건강차를 만들기 위해서였다.

그렇게 꽃차 박람회를 다니며 공부해 수석 강사로 꽃차 전파에 앞장서고 있다.

보은의 폐교로 들어오게 된 계기가 궁금했다.

조 대표는 "농장에 꽃을 직접 심고 그 꽃을 볼 수 있는 넓은 부지가 필요했다"며 "3천500평의 부지에 꽃을 보며 건강해지는 차를 만들고 사람들에게 전파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는 또 "특히 옛날 학교는 정남향으로 위치해 항상 해가 들어오기 때문에 꽃이 잘 자랄 수 있는 환경을 갖추고 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이곳에는 50여종의 꽃차를 만날 수 있는데 환절기에는 몸이 따뜻해지는 차, 더운 여름철에는 열을 내리는 차 위주로 품목을 골라 제공하고 있다.

특히 고령화로 어르신들이 주로 살고 있는 보은 산외면에서 꽃차는 주민들과 함께 나눌 수 있는 좋은 매개체이기도 했다.

"마을 주변에 꽃차의 재료가 될 수 있는 뿌리와 꽃이 많아요. 8월 22일부터는 마을주민들 20여명을 대상으로 메리골드 꽃차 강의를 진행할거에요. 어르신들이 주 대상이 될 것 같아 저렴한 강의료로 진행할 예정입니다."

이곳은 꽃차만 즐길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지난해 3월부터 7개의 글램핑장과 10개의 바비큐장을 운영해 이곳을 찾는 사람들에게 일상에서 벗어나 휴식을 취할 수 있는 공간도 제공하고 있다.

일상화에는 바베큐존과 글램핑존이 갖춰져 있다. 
일상화에는 바베큐존과 글램핑존이 갖춰져 있다. 
일상화 글램핑존
일상화 글램핑존

글램핑장 침실은 호텔처럼, 주방은 캠핑처럼 꾸미고 개별화장실을 갖춰 재방문 고객이 30%가 넘는다고 했다.

학교 건물인 카페로 들어섰을 때 편백나무 향이 코끝을 스치며 기분좋은 편안함을 느낄 수 있었다.

조 대표는 "학교의 마룻바닥은 그대로 살리고 싶었다"며 "카페도 나무를 주재료로 사용해 통일감을 주려고 했다"고 설명했다.

학교 나무 바닥을 그대로 살린 카페내부 모습 
학교 나무 바닥을 그대로 살린 카페내부 모습 

이곳을 찾는 80%가 마룻바닥을 보며 예전 학창시절의 추억을 떠올리곤 했다.

또 이곳에 명물로 자리잡은 고양이들이 있다. 유기묘였던 6마리의 고양이는 3마리는 안에서 브라더, 빠샤, 모찌라는 이름으로, 3마리는 밖에서 손님들과 만날 수 있다.

일상화 글램핑·카페의 명물 고양이 '브라더'
일상화 글램핑·카페의 명물 고양이 '브라더'

학교 건물이었기에 공간이 많은 점을 착안해 미술관 준비도 한창이다.

미술을 전공한 동생 부부의 도움을 받아 이곳을 찾는 사람들에게 보여주고 싶은 공간을 만들고 싶었기 때문이다.

"이곳을 찾는 분들이 편안하게 있다가 가는 공간으로 만들고 싶어요. 더 많은 사람들이 찾아오는 그런 곳이기를 바라는 마음이에요. 그래서 미술관도 무료로 운영할 계획입니다."

일상화 글램핑 / 카페는 지역 어르신들에게 소소한 일자리도 제공해 지역사회와 함께하고 있다.

[인터뷰] 이식초등학교 21회 졸업생 이은진 남성중 교장

"내가 학교 다닐때 1반 밖에 없었는데 학생이 60여명에 달했습니다. 3km 거리의 학교를 가려면 40분을 걸어서 가는 것은 기본이었고 큰 고개를 2개나 넘어야 갈 수 있었죠."

보은 이식초등학교 21회 졸업생인 이은진 남성중학교 교장은 어릴적 등교길을 이렇게 회상했다.

보은군 산외면 가보리가 고향인 이 교장은 당시의 기억을 생생히 하고 있었다.

특히 담임 교사였던 김성회 교사와의 인연을 특별히 여기고 있다.

이 교장은 "당시 담임 선생님이셨던 김성회 선생님은 이식초등학교에 초임 발령을 받아 우리를 가르치셨다"며 "제가 1987년 초임 교사 발령을 받아 교사 연수를 갔는데 낯익은 얼굴이 있어 보니 김성회 선생님이었다"고 기억했다.

김 교사는 초등에서 중등으로 전보해 이 교장은 신규 연수, 김 교사는 중등에서 신규 연수에 다시 재회한 것이다.

이식초 21회 졸업사진
이식초 21회 졸업사진

초등학교 졸업시 찍은 사진과 김 교사의 사진까지 소장하고 있는 이 교장은 추억이 담긴 초등학교 생활을 기반으로 부임하는 학교마다 직접 학교 정원에 수목 및 초본을 선정해 식재하고 직접 정원을 가꿔 아이들에게 사랑 넘치는 교정을 만들어 제공하고 있다.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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