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시민들이 문화 누리고 예술가 꿈 실현 '드림' 공간"

편집자

청주시 상당구 사직대로361번길 30 신성빌딩 5층에 위치한 'AG아트홀'은 기획사 AG agenzia(에이지 아젠찌아)이혜연 대표가 운영하는 소공연장이다. 층고만 8m에 달하는 고야지붕(정식명칭은 박공지붕-건물의 모서리에 추녀가 없이 용마루까지 측면 벽이 삼각형으로 된 지붕)형태는 소공연장이란 공간을 십분 활용할 수 있는 환경적 요소로 작용하고 있었다. 지난 6월 개관공연부터 8월 썸머페스티벌까지 클래식 대중화에 앞장서고 있는 이혜연 대표를 만나 소공연장으로 그려내고 있는 꿈과 향후 계획을 들어봤다.

 

AG아트홀 내부 전경. / 박은지
AG아트홀 내부 전경. / 박은지

[중부매일 박은지 기자]지난 9일 오전 찾아간 AG아트홀 입구에는 성악가부터 무용가, 피아니스트와 첼리스트 등 다양한 라인업으로 구성된 '2023 썸머 페스티벌' 홍보 입간판이 서 있었다. 청주의 유명 마카롱 카페와 같은 건물을 사용하고 있는 소공연장은 관객들과 연주자들에게 즐거운 설레임을 안겨줄 수 있는 입지조건임은 분명했다. 소공연장의 소소한 매력을 넘어서 다양한 장르의 무대로 판을 키울 수 있는 원동력은 뭘까.

"아들 진호(팬텀싱어Ⅱ 출연자)와 딸 지연이(연세대 음대 관현악과 재학) 덕분에 서울의 크고 작은 무대를 자주 다니게 됐다. 좋은 기획과 출연자들, 감동하는 관객들의 모습을 보면서 청주시민들의 눈과 귀를 열어줄 수 있는 무대를 선사하고 싶다는 열망이 컸다. 그러던 중 청주시 문화예술공간지원사업에 선정돼 소공연장 하나를 오롯이 가질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 개관공연에는 이범석 청주시장님도 함께해주셔서 큰 힘이 됐다. 공연관람 후 소공연장을 많이 다녀보라고 직원들에게도 권유하셨다는 이야기도 들었다. 작은 무대라도 소중하게 생각하는 예술가들이 많다. 그들에게 길을 열어줄 수 있도록 노력하고 싶다."

전문 연주자로서의 삶 대신 공연 기획자로 삶의 방향을 선회하게 된 계기는 뭘까.

 

이혜연 AG아트홀 대표가 지난 9일 공연장 피아노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 박은지
이혜연 AG아트홀 대표가 지난 9일 공연장 피아노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 박은지

"갑상선암이 생겨 임파선까지 전이가 돼 수술을 받게 됐다. 이후 합창단, 성가대 등 맡았던 일을 다 내려놓고 연주자로서의 삶 대신 공연기획자로 살아야겠다고 마음먹었다. 지난 2019년 기획사를 차렸으나 곧이어 코로나라는 복병을 만났다. 삶의 시련 가운데 곁에서 힘이 돼 준 남편과 아들, 딸 덕분에 포기하지 않았다. 좋은 무대를 만들기 위해서는 기획자가 치열하게 고민해야 된다. 지난 6월 4일 개관공연은 뮤지컬 갈라 콘서트 주제를 '드림(DREAM)'으로 정했다. 꿈이란 뜻의 이 단어는 소리나는대로 읽으면 '드림'이고 아티스트에겐 꿈이란 뜻의 드림(DREAM)이라는 중의적인 의미가 담겨있다. 소공연장을 통해 양질의 콘텐츠를 관객들에게 드릴 수 있는 '드림'의 공간이 되길 소망한다."

AG아트홀은 12일 썸머 페스티벌 이후에도 오는 13일 한국무 동인회 공연, 19일 조항선 퀄텟 재즈콘서트, 26일 '마중' 작곡가 윤학준 토크콘서트, 30일 라 스텔라 앙상블 문치콘서트 등 대중에 눈높이에 맞는 클래식 공연이 포진해 있다. 향후 이혜연 대표가 바라는 꿈은 뭘까.

이혜연 AG아트홀 대표가 지난 9일 공연장 피아노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 박은지
이혜연 AG아트홀 대표가 지난 9일 공연장 피아노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 박은지

"청주 최초의 소공연장 국제음악제를 만들고 싶다. 실내악 전문 연주 단체인 '소마트리오(Soma Trio)'를 반드시 이 무대에 세우고 싶다. 올해는 문화예술공간지원사업 첫해이니만큼 우선 시작에 무게를 뒀다. 썸머 페스티벌을 기점으로 윈터 페스티벌 등 확장해 지속적인 기획공연을 선보일 예정이다. 박진우 교수, 김민지 교수, 김상진 교수님 등 우리나라 최고의 연주자들을 모시고 싶다. 문화예술이 활기를 띄면 지역경제 활성화와 직결된다고 믿는다. 당장 여기로 모신 연주자분들도 체류하면서 원도심을 다녀보고 맛집을 투어하시더라. 판을 조금 더 키워서 대관령국제음악제처럼 전국에서 공연을 보기 위해 청주로 올 수 있도록 다양한 기획을 구상 중에 있다. 지붕 모양의 AG아트홀 로고 작업도 병행할 예정이다. 뿐만아니라 영아티스트들을 위한 무대도 마련할 예정이다. 청주 출신의 실력있는 예술가들이 많다. 그들을 위한 무대를 적극 열어주고 싶다. 한국예술종합학교 재학중인 변상훈씨와 첼리스트 최아현씨 등을 섭외해 무대를 마련한 이유다. 좋은 무대는 맛있는 음식을 먹고 느끼는 만족감과 짜릿함 같은 카타르시스를 선사한다고 믿는다. 클래식 대중화를 위해 최선을 다할테니 지켜봐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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