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인숙이 갤러리로… 대중문화·개인 소장품 전시 '열린공간'

편집자

청주시 상당구 북문로 2가 116-39 1층, 청주 중앙시장 안쪽에 위치한 '그림시장갤러리'는 전(前) 다락방의불빛 사회적협동조합 이사장이자 현 청주시의원인 이상조씨가 대표를 맡았던 곳이다. 지난 4월 청주시의회 의원 청주시나선거구 보궐선거에서 국민의힘 이상조씨가 당선됨에 따라 현재는 대표가 변경됐다. 이에 다락방의불빛 사회적협동조합 이사 중 한명인 김남진 서청주청소년상담복지센터장이 대표를 맡고 있다. 이사진은 박영진, 이상권, 권미현, 김성구 씨 등으로 구성돼 있다. 사업신청 당시 그림시장갤러리를 실질적으로 기획한 이상조 청주시의원을 만나 그간의 이야기와 향후 전시방향에 대해 들어봤다.

 

이상조 그림시장갤러리 전 대표이자 청주시의원이 지난 22일 갤러리 통로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 박은지
이상조 그림시장갤러리 전 대표이자 청주시의원이 지난 22일 갤러리 통로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 박은지

[중부매일 박은지 기자] 지난 22일 오후 방문한 그림시장갤러리는 청주중앙시장 사거리에서 청주청소년광장 방향 골목으로 도보로 1분 거리에 위치하고 있다. 인근에는 '상회', '호프', '식당', '순대집' 등 다양한 가게가 자리잡고 있으며 맞은편에는 최근 20대가 많이 찾는 포차느낌의 일본식 선술집이 있다. 상반기 그림시장갤러리는 두번의 전시를 마치고 현재는 하반기 전시를 기획 중인데 칸칸이 작게 나뉘어진 전시공간이 유독 눈에 띄었다. 이곳은 청주역이 현재 흥덕구로 이설되기 이전 당시 '여인숙'으로 사용된 공간이었다. 독특한 위치에 참신한 공간 활용으로 주목받는 그림시장갤러리는 어떻게 기획됐을까.

"청주역이 있을 당시 숙박업소로 애용됐으나 이전 후 사실상 쇠퇴의 길을 걸으면서 오랫동안 방치된 건물로 있었다고 들었다. 지원사업 공모신청 당시 여러 곳을 둘러보다가 골목으로 들어오는 진입로 형식이 재밌다고 생각돼서 이 장소를 선택했다. 사업 선정 후에는 순수예술을 넘어 열린 공간을 지향하는 갤러리답게 첫번째 전시는 책 '라이선스LP 연대기 : 비틀스에서 딥 퍼플까지, 퀸에서 너바나까지'의 윤준호 작가의 '레코드 빽판' 전시로 열었다. 이어 서양화가 서영란의 초대전 '페르소나 - 어쩌면 나는 꿈을 꾸고 있는지도 모른다'도 개최했다. 오는 10월 9일부터는 서예가 하광태 등 작가 다수가 참여하는 서각·전각 기획전을 선보일 계획이다. 당일 행사에는 한글날 기념으로 어린이 관람객을 대상으로 한 무료 도장만들기 등을 진행할 계획이다."

음악과 미술을 사랑하고 예술인들과 막역하게 지내던 이상조씨. 시의원 당선 이전과 이후 극명히 대비되는 삶을 살고 있는 그에게 그림시장갤러리는 어떤 의미일까.

그림시장갤러리 내부 전경. / 박은지
그림시장갤러리 내부 전경. / 박은지

"문화예술공간지원사업은 올해초 제가 신청해서 선정은 됐는데 지난 4월에 보궐선거에 당선되는 바람에 현재 대표직은 모두 내려놨다. 아직까지 사업 지원금은 한푼도 사용하지 않은 상태다. 자연인 신분에서는 자유롭게 꿈꾸고 기획하며 행복하게 생활했는데 의원이 되고 보니 전혀 다른 세상이 펼쳐졌다. 이상만 좇으며 살다가 지극히 현실적인 상황에 놓여있다고 할까. 회기일정과 주민들도 수시로 대면해야 하고 더없이 바쁘지만 시민들을 위한 중요한 일들을 결정하고 의견을 피력하는 것이 보람도 있고, 잘해내고 싶다. 그림시장갤러리는 당초 취지대로 대중들이 사랑한 그 무엇이라도 전시할 수 있는 열린공간을 지향한다. 그것이 시대를 거쳐 이제는 사라진 성냥갑, 키덜트 대표상품인 건담 프라모델 등 개인 소장품이 될 수도 있다. 소위 말해 '덕후(한 분야에 미칠 정도로 빠진 사람을 의미하는 일본말 '오타쿠'를 한국식 발음으로 바꿔 부른 '오덕후'의 줄임말)'시리즈 전시 등을 지향하고 있다. 또는 음악이나 미술 관련 전문서적만 모아서 전시하는 기획도 구상해보기도 했다."

소공연장과 갤러리를 지원하는 청주시 문화예술공간사업이 마무리되는 3년 뒤, 그림시장갤러리는 어떤 모습일까.

그림시장갤러리 내부 전경. / 박은지
그림시장갤러리 내부 전경. / 박은지
그림시장갤러리에서 지난 7월 8일부터 8월 6일까지 개최했던 서영란 작가 초대전 당시 모습. / 서영란 작가 제공
그림시장갤러리에서 지난 7월 8일부터 8월 6일까지 개최했던 서영란 작가 초대전 당시 모습. / 서영란 작가 제공

"아직 시작단계이긴 하나 전시, 공연, 대관 등 문화예술이 활기를 찾은 것은 곳곳에서 듣기도 하고 실제 체감할 수 있다. 삶에서 돈은 중요한 수단이긴 하지만 그 가치는 사용할 때 빛이 난다고 생각한다. 사람 사는 것은 다 똑같다고 생각한다. 좋은 추억을 만들어가고, 먼저 떠난 사람을 추억하고, 함께 오래 곁에서 지내는 인연들을 소중히 여기고 싶다. 그림시장갤러리를 통해 그런 인연들이 만들어지길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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