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민수 차관 '카데바' 수입 발언 "유감"

25일 청주시 서원구 충북대학교 의과대학 해부학 실습실에서 손현준 충북대의대 해부학 선임교수가 기자회견에서
25일 청주시 서원구 충북대학교 의과대학 해부학 실습실에서 손현준 충북대의대 해부학 선임교수가 기자회견에서 "해부학을 가르칠 교수를 구할 수가 없고 정원 200명을 수용할 수 없다"고 말하고 있다. /윤재원

[중부매일 손수민 수습기자]손현준 충북대학교 의과대학 교수가 지역 필수의료만을 위한 증원은 500명 선에서 충분하다고 주장했다.

전국에서 가장 큰 폭으로 증원된 충북대학교는 늘어난 학생 수를 감당하기 힘든 상황이라고 설명하기도 했다.

손현준 교수는 25일 의대 2천명 증원에 반발하며 충북대 의대 해부학 실습실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손 교수는 "지금은 실습실이 비어있어 넓어 보이지만 실제로 실습할 때는 학생들이 다른 조를 왔다 갔다 하면서 보기 때문에 굉장히 붐빈다"며 "한 조에 6~7명으로 구성해서 진행했는데 지금 실습실에서 200명을 감당하기는 힘들다"고 설명했다.

공간뿐만 아니라 교육 인력, 카데바(해부실습용 시신)도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25일 청주시 서원구 충북대학교 의과대학 해부학 실습실에서 손현준 충북대의대 해부학 선임교수가 기자회견에서
25일 청주시 서원구 충북대학교 의과대학 해부학 실습실에서 손현준 충북대의대 해부학 선임교수가 기자회견에서 "해부학을 가르칠 교수를 구할 수가 없고 정원 200명을 수용할 수 없다"고 말하고 있다. /윤재원

손 교수는 "우리 학교에서 200명을 지도하려면 해부학 교수 4명, 조교 4명이 추가로 필요하다"며 "인력을 양성하는 데에 수년이 걸려 교수뿐만 아니라 조교도 구하기 힘든 상황"이라고 말했다.

보건복지부 박민수 차관이 카데바를 수입하면 된다고 한 발언에는 유감을 표하기도 했다.

손 교수는 "해부학은 단순히 해부학적 지식만 전하는 것이 아니라 시신을 기증해 주신 분에 대한 감사한 마음도 교육한다"고 말했다.

시신 기증자의 유골함을 만들어서 보관하고 차례상도 차린다며 추모실을 공개하기도 했다.

손 교수는 "정말 지역 필수 의사가 필요하다면 의무 근무 기간을 전제로 한 공중보건장학생 선발, 사관학교형 인력 양성 시스템 등을 도입해서 지역에 있는 공공의료 체계 안에 스며들게 해야 한다"며 "무작정 의사를 2천명 만들어 놓으면 해결될 것이라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기자회견이 열린 25일은 충북대학교 의과대학의 개강 예정일이었으나 학생들이 돌아오지 않아 실습실이 한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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