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대위 "이번주 내내 지속 예상"
개강 첫날 의학과 학생 2명 복귀
도지사와 간담회 이견대립 팽팽
"증원 전폭지원" vs "철회 촉구"

배장환 충북대의대·병원 교수회 비상대책위원회장을 비롯한 교수들이 25일 청주시 상당구 충북도청에서 김영환 충북지사와 간담회 전에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윤재원
배장환 충북대의대·병원 교수회 비상대책위원회장을 비롯한 교수들이 25일 청주시 상당구 충북도청에서 김영환 충북지사와 간담회 전에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윤재원

[중부매일 이재규 기자] 정부의 의과대학 정원 증원에 반대하는 의대 교수들의 사직서 제출이 가시화됐다.

전국 의대 교수들이 집단으로 사직서를 제출하기로 한 첫날인 25일 충북대 의과대학 교수 50여명이 사직서를 낸 것으로 알려졌다.

충북대학교 의과대학·충북대학병원 교수 비상대책위원회는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충북대 의과대학 교수 50여명이 이날 오전 사직서를 제출했다"며 "날짜가 정해져 있는 사직서 제출이 아니기 때문에 이번 주 내내 지속될 것"이라고 밝혔다.

배장환 비대위원장은 의사들의 주 52시간으로 근무가 변경된 것에 대해 "원래 근로자의 근무 시간은 52시간이 최대"라며 "때문에 근무 축소가 아닌 정상화"라고 강조했다.

이어 "52시간은 충북대병원이 지역에서 중증 환자를 케어할 수 있는 최후의 보루이기 때문에 1~2주 동안 근무 시스템을 논의해 보고 시작할 것"이라며 "전공의가 떠나고 4~5주 동안 필수과 의사들은 주 70시간 이상 일하는 등 전부 지쳐있는 상태"라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이날 개강한 의학과 학생들의 복귀율도 매우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중국 충북대학교 의과대학 교수회장은 "의학과 1,2학년 학생 1명씩이 강의실로 복귀해 수업을 했다"며 "나머지 학생들이 전부 복귀하지 않으면 전 과목 F등급을 받고 내년 수업을 250여명이서 진행해야 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의과 학생들 1,2학년이 115명씩 들어갈 수 있는 오송 캠퍼스가 4년 만에 지어졌다"며 "400명의 학생들이 생활할 수 있는 여건도 마련돼 있지 않은 채 어떻게 수업을 하라는 것인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배장환 충북대의대·병원 교수회 비상대책위원회장을 비롯한 교수들이 25일 청주시 상당구 충북도청 여는마당에서 김영환 충북지사와 의료현안에 관련해 간담회를 하고 있다. /윤재원
배장환 충북대의대·병원 교수회 비상대책위원회장을 비롯한 교수들이 25일 청주시 상당구 충북도청 여는마당에서 김영환 충북지사와 의료현안에 관련해 간담회를 하고 있다. /윤재원

비대위는 기자회견 후 김영환 충북지사와 공개 간담회를 가졌다.

김영환 지사는 이 자리에서 필수의료와 응급의료 체계, 시설, 재정 등 전폭적인 지원을 약속했다.

김영환 지사는 "충북도는 4년 동안 중증 환자들 8만명이 외래로 나가는 의료불모지"라며 "증원에 대해 의료 교육에 필요한 부분을 충분히 공급하고 필요한 교육 시설과 인력, 재정 등 어떤 다른 지자체보다 먼저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반면 비대위는 의대증원을 철폐하고 정부와 대학, 병원, 도민간의 신뢰를 회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필수 의료인 산부인과의 진료부재에 관한 얘기에서는 충북도의 외면을 받고 있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배 비대위원장은 "충청북도는 3명 중의 1명의 산모가 타 지역으로 나가고 있다"며 "이것이 (충북도의) 책임이다. 지금까지 그렇게 방치한 것"이라고 강력히 질타했다.

이어 "충북의 고위험 산모 진료하기 위해 산모를 봐줄 수 있는 시설을 25%, 아기를 인큐베이터 시설을 30% 늘려야 된다고 강조해 왔다"며 "1년 동안 4명의 교수가 90일씩 당직을 서면서 15년 동안 버텨왔는데 충북대병원에서 환자를 안 받았다고 말하는 것은 우리 노력을 폄훼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배 비대위원장은 "증원을 철폐하고 정확한 수급 연구를 하시는 시간을 벌면서 병원과 지역에다가 확실한 지원을 하고 그동안 정부, 대학과 병원, 도민 간의 신뢰를 회복하는 것이 먼저"라며 "750병상의 병원에서는 절 때 200명의 학생들을 좋은 의사로 만들 수 없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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