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즈넉한 한옥서 일하고 전통문화체험·관광까지 '1석 3조'

편집자

충북에서 워케이션은 아직 초기단계다. 현재 운영되고 있는 시설의 환경을 파악하고 최소한의 업무인프라를 갖춰 차근히 수용환경 정비에 주력할 필요가 있다. 지난 3월 충북연구원은 도내 워케이션 최적의 장소 중 하나로 옥천군을 꼽았다. 역사와 전통이 살아있는 문화유산 유적지 등 풍부한 관광자원을 갖춘 옥천군은 지난해 마이스 산업 육성을 통해 관계인구를 늘리겠다는 목표를 내걸었다. 이에 옥천군을 방문해 워케이션 활성화 전략을 알아봤다.

 

어둠이 짙게 깔린 옥천전통문화체험관 전경.
어둠이 짙게 깔린 옥천전통문화체험관 전경.

 

마이스산업 시동 건 옥천군

지난해 옥천군은 민선8기 공약으로 마이스(MICE)산업 육성에 시동을 걸었다.

마이스산업은 회의(Meeting), 포상관광(Incentive Tour), 컨벤션(Convention), 전시·박람회와 이벤트(Exhibition & Event)의 첫 글자를 딴 용어로 콘퍼런스, 전시, 문화 이벤트 등을 통해 관광객을 유치하는 융·복합 관광산업을 일컫는다.

단순히 관광 상품을 결합하는 데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디지털 전환을 토대로 한 워케이션 업무 중심 공간을 조성하는 데 초점을 맞춘 것이다.

군에 따르면 옥천읍 상계리 일대에 40억원을 투입해 건축면적 913㎡(지상 2층) 규모의 마이스센터를 2025년 12월 준공목표로 건립할 예정이다.

해당 센터는 역사와 문화가 살아숨쉬는 구읍의 중심에서 옥천만의 모습을 온전히 가지고, 동시에 역사와 문화, 과거와 미래, 사람과 사람을 연결시켜주는 소통의 장이 되겠다는 목표로 삼았다.

교육장, 전시실, 가변형 대회의장 등과 더불어 자연과 문화 조망이 가능한 외부테라스와 옥상조경을 갖춘 것이 특징이다.

특히 3층에 위치한 부소담악관(대회의장)은 가변형 벽으로 상황에 따라 공간을 변형해 다양한 활용을 할 수 있고, 2층의 정지용실(중규모 회의실)은 남향과 더불어 정지용 생가가 조망 가능하다.

군내 6개 권역 마을에서도 회의 공간이 마련된 상태다.

마을별 세미나실은 ▷마석권역 옥천마티공동생활관(수용인원 30명) ▷팔음산권역 예곡신문화공간(수용인원 30명) ▷한두레권역 너와두리캠핑장(수용인원 100명) ▷햇다래권역 햇다래마을 세미나실(수용인원 60명) ▷산수화권역 배바우도농교류센터(수용인원 50명) ▷향수뜰권역 향수뜰마을(수용인원 70명)에 위치했다.

이밖에 인근 장령산자연휴양림 영상 기자재 지원과 회의실, 숙박시설 등의 리모델링을 통해 마이스 인프라를 구축해가고 있다.

이같은 마이스 시설은 군민을 포함한 방문객 모두에게 개방된 여가 및 편의, 문화시설로써의 역할도 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워케이션 최적 장소 '옥천전통문화체험관'

옥천 전통문화를 공유하고 즐기기 위해 지난 2020년 개관한 옥천전통문화체험관.  /이재규
옥천 전통문화를 공유하고 즐기기 위해 지난 2020년 개관한 옥천전통문화체험관. /이재규

옥천전통문화체험관은 옥천 전통문화를 공유하고 즐기기 위해 지난 2020년 개관했다.

숙박동인 고시산관에는 4인실 10개와 8인실 3개 숙박시설로 구성됐으며 내부시설로는 TV, 냉장고, 소형가전 등이 비치돼 있다.

워케이션 방문자들은 소형탁자에서 간단한 업무를 볼 수 있다. 체험관 내에는 넓은 주차장과 식당 등의 편의시설과 관광안내소, 한복대여점 등의 관광 관련 시설이 마련됐다.

옥천전통문화체험관 전경.  /이재규
옥천전통문화체험관 전경. /이재규

또 평일에는 업무를 수행하기 좋은 카페가 주변에 많고 세미나실, 전시실(상설/기획) 등의 부대시설은 사전 예약을 통해 워킹 스페이스로 활용할 수 있다.

체험동인 옥천관에서는 공예(목, 죽, 도자 규방, 염색 등), 다도, 전통풍류, 전통음식 등의 체험프로그램이 운영된다. 체험 프로그램은 전문·학습 강좌, 일일·문화·자율·특별 체험으로 구분해 상시 운영하나 일부 체험은 사전 접수해 참여 가능하다.

2025년 준공 예정인 옥천군 마이스센터와도 도보 10분 거리에 위치해 있다.

차량으로도 10분 거리에는 종합병원, 마트 등 편의시설이 있고 향수호수길, 선사공원, 친수테마공원 등에서 가벼운 산책과 골프장, 농구장, 게이트볼장 등 상계체육시설에서 원하는 운동을 할 수 있다.

구읍 명소인 정지용문학관, 옥천향교 등 역사·문화 자원과 장계관광지, 수생식물학습원 등 유명 관광지까지 선택의 폭이 넓게 휴가를 즐길 수 있다.

워케이션 방문자들은 숙소 내 소형탁자에서 간단한 업무를 볼 수 있다.  /이재규
워케이션 방문자들은 숙소 내 소형탁자에서 간단한 업무를 볼 수 있다. /이재규

이용 요금은 1박에 4인실 5만원(주중)·7만원(주말), 8인실 9만원(주중)·14만원(주말)이다.

전가영 충북연구원 남부분원 전문연구원은 "옥천전통문화체험관은 고요하고 아늑한 분위기 속에서 휴식을 즐길 수 있으며 다양한 체험프로그램을 통한 취미활동이 가능하다"며 "인근에 업무를 할 수 있는 최소한의 인프라(책상, 의자, 네트워크 등)가 갖춰진 공간이 있기 때문에 워케이션 장소로 제격이다"고 덧붙였다.

워케이션 방문자가 고즈넉히 업무할 수 있는 옥천전통문화체험관 내부 카페.  /이재규
워케이션 방문자가 고즈넉히 업무할 수 있는 옥천전통문화체험관 내부 카페. /이재규

다만 타 지자체와 비슷한 워케이션 시설 수준으로 갖춰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전 전문연구원은 "옥천군은 휴가(vacation) 목적으로 매우 충분한 관광지이자 볼 거리가 많은 곳이지만 일(work)적인 측면에서는 아직 부족한 부분이 많다"면서 "보안성과 공공오피스를 갖춘 사무 공간으로 발전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옥천 9경 구경오세요

옥천군이 선정한 옥천 9경.  /옥천군
옥천군이 선정한 옥천 9경. /옥천군

지난 18일 옥천군은 관광주민증 발급자가 총 4만7천861명에 달했으며 이달 안에 5만명 돌파가 예상된다고 밝혔다.

옥천군 주민등록인구(지난달 기준 4만9천137명)를 웃도는 규모다.

디지털 관광주민증은 인구소멸 위기를 겪고 있는 지역의 관광활성화를 위한 사업으로 해당 지역에 방문해 '대한민국 구석구석' 모바일 앱에서 발급받은 QR코드를 활용하면 관광지 입장료 등을 할인받는 제도다.

지난해 10월 옥천군과 강원 평창군이 문화체육관광부·한국관광공사와 손잡고 시범실시했다.

디지털 관광주민에게는 장령산휴양림, 옥천전통문화체험관, 수생식물학습원, 화인산림욕장을 비롯해 공방·체험장 5곳과 음식점·카페 6곳에서 할인 혜택을 준다.

혜택별로 ▷수생식물학습원 1천원 ▷화인산림욕장 1천원 ▷장령산자연휴향림 10% ▷옥천전통문화체험관 30% 할인이 적용된다.

특히 대청호를 중심으로 천혜의 자연을 만끽 가능한 옥천 대표 여행 코스 '옥천 9경'은 워케이션 방문객을 사로잡기 충분하다.

옥천군이 선정한 9경은 ▷1경 둔주봉 한반도 지형 ▷2경 옛37번 국도변 벚꽃길 ▷3경 부소담악 ▷4경 용암사 일출 ▷5경 장령산자연휴양림 ▷6경 장계관광지 ▷7경 금강유원지 ▷8경 향수호수길 ▷9경 옥천 구읍-문화유산이 살아 숨 쉬는 마을이다.

군 관계자는 "옥천 9경에 많은 분들이 찾아와 주시고 관심을 가져주시는 만큼 관광객 편익을 위해 관광안내를 위한 서비스를 계속하고 있다"며 "옥천에 방문해 다양한 경험을 가져가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인터뷰] 정지승 옥천군 문화관광과장

정지승 옥천군 문화관광과장이 마이스 산업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이재규
정지승 옥천군 문화관광과장이 마이스 산업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이재규

 

구읍 관광지·숙소·편의시설 연계
관계인구 늘려 경제 활성화 주력

옥천군은 지속적인 청년인구 감소로 저출산·고령화와 지방소멸이라는 문제에 직면한 상태다.

이에 군은 전통과 문화가 잘 보전된 뛰어난 경관을 활용해 관계인구 늘리기에 주력하고 있다.

충북 전체 면적의 7.4%를 차지하며 소백산맥과 노령산맥 중간에 위치한 옥천군은 산과 강이 있는 청정 자연 속에서의 삶과 역사의 숨결을 느낄 수 있다.

정지승 옥천군 문화관광과장은 "5만명이 안되는 옥천군은 현재 인구가 계속 줄어들고 있다"며 "관광과 워케이션, 마이스산업으로 관계 인구를 늘려나가야 할 시점"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 군이 진행하고 있는 '디지털 관광주민증'에서 관광주민과 군민을 합치면 10만이 넘게 된다"고 덧붙였다.

이처럼 옥천을 찾는 방문객이 늘어나는 만큼 군은 관광산업과 연계한 지역 경제 활성화에 주력할 계획이다.

정 과장은 "인구 소멸 대응으로 마이스산업 인프라 구축을 통해 관계 인구 증가 및 지역 브랜딩화, 지역 균형 발전 등을 도모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특히 그는 "구읍 관광지 및 숙소·편의시설(전통문화체험관)과 연계한 마이스 센터를 준공해 옥천만의 특색있는 관광자원 홍보 및 지용제 등 각종 축제시 활용할 예정"이라며 "옥천 방문객을 위해 앞으로도 지역 명소 홍보와 다양한 프로그램을 준비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중부매일 이성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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