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껏 공연·연습할 수 있는 '집' 새역 행복"

편집자

청주시 상당구 교서로 8-4 2층에 자리잡은 '오즈아트홀'은 김창선 예술램프 조이 대표가 이끄는 어린이뮤지컬 전용 소극장이다. 무대를 중심으로 3개면으로 둘러싸인 관객석에 뮤지컬 배우들이 직접 악기를 연주하며 함께 만들어가는 공연을 지향하고 있다. 지난 2014년부터 학교와 시설마다 찾아가는 공연으로 입소문이 나 있던 단체가 전용극장을 갖게 되면서 새로운 꿈을 그려나가고 있는 오즈아트홀을 찾았다. 어린이 뮤지컬 전용극장의 주역 김창선 대표와 오랜 동료이자 단원인 오혜미 배우, 정효진 배우에게 그간의 여정과 앞으로의 계획을 들어봤다. 

 

오즈아트홀의 김창선, 오혜미, 정효진씨가 무대의상을 입고 어린이 뮤지컬 '우당탕탕 해적악단의 모험' 공연 중 일부를 선보이고 있다.  / 박은지
오즈아트홀의 김창선, 오혜미, 정효진씨가 무대의상을 입고 어린이 뮤지컬 '우당탕탕 해적악단의 모험' 공연 중 일부를 선보이고 있다. / 박은지

[중부매일 박은지 기자]지난 19일 오전 11시 공연을 관람하고 어린이집 관객들이 극장 출입문을 나서고 있었다. 공연의 여운이 채 가시지 않은 소극장에서 김창선 대표가 환복을 하고 연신 땀을 닦아내고 있었다. 학교와 시설에서 요청이 오면 지역을 가리지 않고 찾아가는 공연을 선보여왔던 단체가 전용극장을 갖고 관객들을 맞이하게 된 소감을 물었다.

"시작은 해설이 있는 음악회였다. 클래식을 쉽게 풀어주는 이야기였는데 어린이들 눈높이에 맞추는 게 쉽지 않았다. 고민 끝에 2014년부터 본격적으로 어린이 뮤지컬을 시작하게 됐다. 이전에는 각자 연주자로 살아왔다. 오혜미 배우는 관악기, 정효진 배우는 바이올린, 저는 성악을 전공했다. 이번에 예술문화공간 지원사업에 선정되서 집이 생긴 것처럼 너무 힘이 된다. 극의 특성상 매번 짐을 싸서 방문공연을 다녀왔다. 마음껏 연습할 수 있고, 언제든 공연할 수 있어 행복하다."

이날 공연인 '우당탕탕 해적악단의 모험'은 전쟁놀이를 하는 해적악단이 서로 대장이 되겠다고 좌충우돌하는 소동극이다. 공연 스토리 구상은 함께 하돼 극은 오혜미 단원이 써내려간 창작극이기도 하다. 배우들이 악기연주부터 대본작업, 공연장 청소까지 기꺼이 도맡아 하며 1인 다역의 역할을 해내고 있었다. 사무실 한쪽 벽면에 걸린 스케쥴표에는 7월 개관공연부터 9월까지 빼곡하게 단체관람 예약이 적혀 있었다. 분주하지만 행복한 비명을 지르고 있는 오즈아트홀측에서 애로사항은 없을까.

오즈아트홀은 3개면이 관객석으로 구성돼 무대를 가까이 볼 수 있고 관객이 극에 직접 참여하는 구조다.  / 박은지
오즈아트홀은 3개면이 관객석으로 구성돼 무대를 가까이 볼 수 있고 관객이 극에 직접 참여하는 구조다. / 박은지

"지난 주말 청주에 폭우가 쏟아졌을 때 공연장에 비가 샜다. 저희 소공연장은 새롭게 리모델링을 했지만 건물이 오래되다보니 쓰지 않았던 공간에 대한 관리가 이뤄지지 않았던 것 같다. 옥상을 올라가보니 방수처리가 되지 않아 곳곳이 구멍이 나있었다. 1층 커피숍에도 물이 새는 상황인데 집주인은 멀리 계셔서 바로 처리는 되지 않아 아쉽다. 처음에 공연장을 물색하면서 애로사항이 많았다. 어린이 관객들이 많다보니 접근성도 고려해야 되고 임대료도 현실적으로 고민됐다. 그렇게 고민하던 차에도 건물 임대료는 나날이 상승되고 있더라. 주차공간이 마땅치 않은 것도 고민되는 사항이었다."

전용극장이 생겼지만 여전히 방문 공연에 대한 문의는 이어지고 있다. 어린이 뮤지컬 '우당탕탕 해적樂단의 모험'부터 청소년 눈높이 공연 '세계악기 정글의 법칙', 어른들을 위한 '세계악기 음악여행'까지 꾸준히 관객들이 찾는 무대를 만들어 갈 수 있는 비결은 무엇일까.

"실황연주부터 관객참여까지 흥미로운 지점들이 많다. 종이로 악기도 만들어 합주하고 극에 참여할 수 있는 여지를 만들어 준다. 오는 10월에는 동화 '헨젤과 그레텔'을 모티브로 과자로 악기를 만들어보는 극도 기획하고 있다. 지난 5월 원도심골목길축제 중 헨젤과 그레텔 극도 저희 팀이 참여했다. 관객들은 호기심과 궁금증, 극에 참여하고 싶어하는 니즈가 있다. 그것을 해결해줘야 극이 마무리된다. 내년에는 실버세대를 위한 공연도 구상하고 있다. 어르신들도 계모임하실 때 식사만 하고 끝나시는데 공연도 보시면서 예술문화를 향유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고 싶다. 처음에 클래식 공연할 때는 드레스만 입고 무대에 섰는데 멤버들에게 다른 옷을 입히니 입기 싫다고 울기도 했다. 어린이들을 위한 극을 하려면 화려하고 반짝거리는 의상을 입어야 했다. 지금은 기꺼이 나서면서 '왜 대사 안주냐'고 서로 더 오래 서려고 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오늘 해적악단 공연은 친구들 연주도 방해하고 심술 부리며 대장하려는 악당의 하소연 대목이 있다. 이 대목에서 출연배우들이 '사과해!'라면서 악당을 혼내는 장면인데 오늘 방문한 어린이 관객들은 '괜찮아 괜찮아'를 연호했다. (오혜미 단원은 이 대목에서 눈시울이 붉어지며 목이 메었다.) 이런 순간들 때문에 공연을 지속할 수 있는 힘을 받는다."

앞으로 이들이 생각하는 문화예술공간은 어떻게 그려나갈까.

오즈아트홀의 김창선, 오혜미, 정효진씨가 무대의상을 입고 어린이 뮤지컬 '우당탕탕 해적악단의 모험' 공연 중 일부를 선보이고 있다.  / 박은지
오즈아트홀의 김창선, 오혜미, 정효진씨가 무대의상을 입고 어린이 뮤지컬 '우당탕탕 해적악단의 모험' 공연 중 일부를 선보이고 있다. / 박은지

"어린이극 뿐만 아니라 음악 전공자들로서 지역 음악인들과 소통하는 기회도 지속적으로 만들려고 한다. 매주 일요일마다 '오즈 위크'라는 테마를 갖고 성인 대상 공연도 갖고 있다. 클래식기타, 인디밴드 무대도 함께 보실 수 있다. 저희도 참여하고 객원멤버도 참여하면서 다양한 무대를 구현하려고 한다. 앞으로도 지금처럼 꾸준하게 관객들과 만나는 무대를 채워가겠다."
 

<중부매일 유튜브 채널에서 오즈아트홀 김창선, 오혜미, 정효진씨의 연주음악 영상을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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