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형적 초등학교 교실 모습 보존… 근·현대 교육사 한 눈에

옥천 죽향초 구교사 전경
옥천 죽향초 구교사 전경

[중부매일 이지효·김명년 기자] 113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옥천 죽향초등학교(교장 이정자).

이곳은 옥천을 대표하는 향수 시인 정지용(1914년 4회 졸업)과 영부인 육영수(1938년 27회 졸업) 여사가 수학한 곳이기도 하다.

죽향초 4회 졸업생인 정지용 유적비
죽향초 4회 졸업생인 정지용 유적비

옥천 죽향초는 1909년 사립 창명보통학교로 시작해 1910년 옥천공립보통학교로 거듭났고 옥천공립심상소학교(1938년)로, 죽향국민학교(1941)에서 죽향초등학교(1996)로 교명을 바꾸며 오늘에 이르고 있다.

교육을 통해 민족을 일깨우려한 선각자이자 독립운동가인 범재 김규흥 선생이 죽향초 전신인 사립 창명학교를 설립하고 목화밭을 기증해 학교 터로 사용하게 해 해방후 학교에서 은수저 선물을 받았다는 이야기가 전해지고 있다.

113년의 역사를 갖고 있는 옥천 죽향초는 제1대 홍우학 교장을 시작으로 일제강점기에는 일본인 교장들이 거쳐가면서 광복 이후 다시 한국인 교장이 부임하는 등 당시 시대상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옥천교육역사관 죽향초 구교사. 옥천교육역사관 입구
옥천교육역사관 죽향초 구교사. 옥천교육역사관 입구

학교 동편에 위치한 구 교사는 264.46㎡의 면적에 3개의 교실로 지어진 목조교사로 1926년 신축됐으며 현재는 '옥천교육역사관'으로 사용하고 있다.

1936년 건립됐다고 표기돼 있기도 하지만 건축물 대장에는 1926년 3월 1일로 기록돼 1926년에 신축한 것으로 보는 것이 타당할 것으로 보인다.

이 교실은 충북지역에서 유일하게 전형적인 초등학교 교실의 모습을 간직하고 있다.

죽향초 구 교사는 영국식 비늘판벽과 맞배지붕 형식의 박공식 함석지붕으로 건축됐다. 주초석 위에 나무기둥을 올리고 벽채와 함석지붕에서 이음처리를 했고 내부 바닥은 주로 육송널판으로 돼 있다.

옥천교육역사관 죽향초 구교사 내부. 현재는 옥천교육역사관으로 사용되고 있다.
옥천교육역사관 죽향초 구교사 내부. 현재는 옥천교육역사관으로 사용되고 있다.

내벽은 회반죽으로 마감하고 외벽은 판재로 조적조는 회반죽 바르기를 주로했다.

건물을 오래 사용하기 위해 참기름, 들기름, 양초를 바르기도 했다고 전해진다.

한쪽에 길게 복도를 설치한 단층 목조건축물로 1930년대 근대 보통학교 목조건축양식을 따르고 있다. 교실 천장은 목재반자로 마감했으나 복도는 마감을 별도로 하지 않고 지붕 골조를 그대로 노출했다.

옥천교육역사관 죽향초 구교사 내부. 현재는 옥천교육역사관으로 사용되고 있다.
옥천교육역사관 죽향초 구교사 내부. 현재는 옥천교육역사관으로 사용되고 있다.


이곳은 교실로 사용되다 죽향초 병설유치원 건물이 준공되기 전인 1996년까지 유치원으로 사용됐다.

구 교사 옆쪽으로는 육영수 여사의 휘호탑과 옥천문화원에서 2003년 세운 정지용 시비, 학교 설립에 큰 역할을 한 독립운동가 범재 김규흥 선생 기념비 등을 볼 수 있다.

이렇게 역사 깊은 죽향초 구 교사는 2003년 6월 근대문화유산 건축물로 국가등록문화재 제57호로 지정됐다.

이후 2007년 보수해 일제강점기부터 현재까지 학교 교과서와 책·걸상 문구류, 상장, 앨범, 풍금 등 다양한 옥천지역의 학교와 관련된 유물들을 수집해 한눈에 볼 수 있는 옥천역사교육관으로 활용되고 있다.

옥천교육역사관 죽향초 구교사 내부. 현재는 옥천교육역사관으로 사용되고 있다.
옥천교육역사관 죽향초 구교사 내부. 현재는 옥천교육역사관으로 사용되고 있다.

명시 향수를 지은 정지용 시인과 독립운동가인 전좌한 의사, 영부인인 육영수 여사가 이곳에서 수학하던 곳으로 많은 인재를 배출한 곳이다.

구 교사 교실 3칸을 제1관 옥천역사관, 제2관 죽향역사관, 제3관 죽향동문관으로 분류해 근·현대 교육의 발자취를 보여주고 있다.

죽향초 27회 졸업생인 육영수 여사 휘호탑
죽향초 27회 졸업생인 육영수 여사 휘호탑

사진, 졸업앨범, 기록물 뿐 아니라 과거 교실 모습 재현은 물론 오늘날 쉽게 볼 수 없는 과거를 회상할 수 있는 물건들도 많아 이곳을 찾는 동문들도 많다고 한다.

이곳 구 교사가 중요한 이유는 옥천 9경 중 문화유산이 살아 숨쉬는 옥천구읍중 1번 출발지이기 때문이다.

옥천교육역사관 죽향초 구교사 내부. 현재는 옥천교육역사관으로 사용되고 있다.
옥천교육역사관 죽향초 구교사 내부. 현재는 옥천교육역사관으로 사용되고 있다.

이정자 죽향초 교장은 "옥천교육역사관을 출발해 정지용 생가 및 문학관, 옥주사마소, 전통문화체험관, 옥천향교, 육영수 여사 생가, 선사공원, 향수둘레길로 이어지는 옥천9경 관광 코스 출발지로 중요한 역할을 하는 곳"이라며 "지난해까지는 상주인력이 없었는데 올해 2명의 역사관해설도우미를 배치해 이곳을 찾는 사람들에게 자세한 설명을 해줄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옥천교육역사관 죽향초 구교사 내부. 현재는 옥천교육역사관으로 사용되고 있다.
옥천교육역사관 죽향초 구교사 내부. 현재는 옥천교육역사관으로 사용되고 있다.

현재 역사관해설도우미가 오전, 오후로 나눠 1명씩 옥천교육역사관을 찾는 학생은 물론 관광객들에게 이곳에 대한 유래와 역사를 상세히 알려주고 있다.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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