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여 종 물고기 서식… 40년 가까이 '피라미' 우점

지난 40년간 발표된 연구 논문을 종합하면 미호강 수계에는 총 40여 종의 물고기가 서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983년 연구에서는 8과 45종, 2005년 연구에서는 10과 41종, 2020년 연구에서는 10과 43종의 물고기가 각각 확인됐다. 사진은 미호강에 서식하는 물고기 중 일부./김성식
지난 40년간 발표된 연구 논문을 종합하면 미호강 수계에는 총 40여 종의 물고기가 서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983년 연구에서는 8과 45종, 2005년 연구에서는 10과 41종, 2020년 연구에서는 10과 43종의 물고기가 각각 확인됐다. 사진은 미호강에 서식하는 물고기 중 일부./김성식

◆40여 종의 물고기 서식

미호강 수계에는 몇 종의 물고기가 살까. 가장 최근인 2020년 발표 논문(미호천의 어류군집과 하천건강성 평가, 박현수 충북생물다양성보전협회 사무처장, 이하 2020년 연구)에 의하면 10과 43종의 물고기가 산다.

2005년 발표된 '미호천의 어류상과 어류군집 동태(손영목 서원대학교 교수·변화근 강원대학교 환경연구소, 이하 2005년 연구)'에서는 10과 41종이, 1983년 발표된 '미호천의 담수어류상에 관한 연구(손영목 서원대학교 교수, 이하 1983년 연구)'에서는 8과 45종이 확인된 바 있다. 이들 연구는 모두 미호강(미호천의 현 명칭) 내 11개 지점에서 실시한 채집 조사를 바탕으로 이뤄진 공통점이 있다.

많게는 50종의 물고기가 확인된 적도 있다. 1991년 손영목 박사가 수행한 연구에서는 12과 50종이 보고됐다. 당시 미호천 전 수계에 걸쳐 18개 지점에서 조사가 이뤄졌기 때문에 종 수가 늘어난 것으로 전해진다. 반대로 조사 지점이 3개로 한정됐던 1977년의 고 최기철 박사 연구에서는 28종이 출현해 종 수가 가장 적었다.

이를 종합해 보면 미호강의 서식 어종은 40여 종으로 볼 수 있다.

◆가장 많이 출현하는 물고기는 '피라미'

미호강 수계에서 가장 많이 출현하는 물고기는 무엇일까. 피라미다. 1983년 연구 이후 40년 가까이 피라미가 부동의 1위를 차지하고 있다. 과별로는 잉엇과가 가장 많이 서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 시기별로 보면 2020년 연구에서는 43종의 출현종 가운데 개체수 구성비가 풍부한 어종은 피라미(36.8%), 모래무지(9.5%), 돌마자(7.4%), 긴몰개(6.5%) 순으로 나타났다. 2005년 연구에서는 41종의 출현종 중 피라미(54.7%), 돌마자(8.0%), 모래무지(5.3%) 순으로 개체수가 풍부했다. 1983년 연구에서는 45종 중 피라미(23.5%), 돌마자(12.8%), 붕어(12.2%), 모래무지(10.0%) 순으로 개체수가 많았다.

1983년 이후 40년 가까이 미호강 수계에서 가장 많이 출현한 물고기로 알려진 피라미(오른쪽)./김성식
1983년 이후 40년 가까이 미호강 수계에서 가장 많이 출현한 물고기로 알려진 피라미(오른쪽)./김성식

이와 관련해 2020년 연구 수행자인 박현수 충북생물다양성보전협회 사무처장은 당시 논문에서 '30여 년간 미호천에서는 피라미가 가장 풍부한 종으로 나타난 가운데 조사 시기별로 개체수 구성비 수치는 다소 차이가 있었다'며 '특히 미호천의 개발과 교란이 가장 심했던 2천년대에 피라미의 개체수 구성비가 가장 높았고 그 후로 30%로 낮아졌다'고 분석했다.

그는 또 '2005년 연구와 비교해 돌마자의 개체수 구성비가 낮아진 것은 여울성 어종인 돌마자가 서식하는 여울이 대부분 파괴된 원인으로 생각된다'고 풀이했다.

개체수를 기준으로 한 지점별 우점종에서도 피라미가 단연 돋보였다. 2005년 연구에 이어 2020년 연구에서도 피라미가 미호강 전 수역에서 우점종으로 나타났다.

◆고유어종 비율 23.3%…수환경 악화로 점차↓

미호강의 서식 어종 가운데 한반도 고유종(한국 특산종)이 차지하는 비율은 20~30%대로 점차 감소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1983년 연구에서는 전체 출현종 45종 가운데 15종이 고유종으로 확인돼 33.3%의 비율을 나타냈다. 이어 2005년 연구에서는 41종의 출현종 가운데 고유종이 12종(29.3%)으로 나타났으며 2020년 연구에서는 43종 중 10종(23.3%)이 고유종으로 확인됐다.

미호강의 서식 어종 중 고유어종이 차지하는 비율은 20~30%대로 점차 감소하는 경향을 보인다. 사진은 고유어종인 참갈겨니./김성식
미호강의 서식 어종 중 고유어종이 차지하는 비율은 20~30%대로 점차 감소하는 경향을 보인다. 사진은 고유어종인 참갈겨니./김성식

이처럼 미호강의 고유화 빈도가 줄어드는 이유에 대해 박현수 충북생물다양성보전협회 사무처장은 2020년 연구에서 '하천의 개발과 수질오염, 지속적인 정비, 복원 공사 등으로 자연적인 수환경 파괴가 원인인 것으로 보인다'며 '미호천의 경우 하천 경사도가 완만하여 여울이 발달하지 않은 구조로 자갈이나 돌이 빈약한 상태에서 이들 여울이 훼손돼 더 악화된 것으로 생각한다'고 분석했다.

◆하천 건강성 개선됐으나 여전히 '보통' 수준

미호강의 하천 건강성은 어떨까. 2020년 연구를 보면 '2005년 조사와 비교했을 경우 15년 동

안 하천의 건강성이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는 수질이 다소 개선되어 안정화된 것으로 생각된다'고 분석했다.

그럼에도 '미호천의 전반적인 하천 건강성은 보통(C)으로 나타났으며 특히 상류(진천군 이월면 미잠리 일대)는 공장 및 대규모 축사로 오염물질이 유입되고 있으므로 이에 대한 대책이 시급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지적했다. 또한 '미호천 하류로 갈수록 하천 건강성이 줄어드는 원인은 공단에서 유입된 수질오염과 하천 정비로 인해 어류 미소서식지가 사라진 원인으로 판단된다'고 덧붙였다.

하천의 건강성이 주변의 환경으로부터 크게 영향을 받고 있음을 시사하는 대목이어서 주목된다.

◆외래어종 전 수역 확산 및 여울성 어종 감소 추세

미호강의 어류상 변화에서 또 관심을 끄는 부분은 외래어종의 확산이다. 2020년 연구에 의하면 파랑볼우럭(블루길)과 큰입배스의 개체수가 직전 연구인 2005년 연구 때보다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미호강 전 수역으로 확산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된 외래어종 큰입배스(가장 큰 물고기)와 토종 물고기들./김성식
미호강 전 수역으로 확산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된 외래어종 큰입배스(가장 큰 물고기)와 토종 물고기들./김성식

파랑볼우럭의 경우 2005년엔 1개 지점에서 1개체가 확인됐으나 2020년엔 4개 지점에서 90개체가 확인됐다. 큰입배스 역시 2005년엔 1개 지점에서 3개체가 출현했으나 2020년엔 4개 지점에서 19개체가 확인됐다. 이로써 외래어종이 미호강의 지류를 포함한 전 수역으로 확산했음이 밝혀졌다.

이들 연구에서는 또 여울저서성 어종이 감소 추세에 있음이 드러났다. 2020년 연구에 의하면 '여울저서성 어류는 하천 수환경이 양호한 수역에 주로 출현하는 어종으로 이번 조사에서는 돌마자, 밀어, 민물검정망둑 등 3종이 확인됐다'며 '특히 중류지역의 돌마자 출현 지점이 줄어들었는데 이는 중류지점에서 여울이 사라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해석했다. /김성식 환경생태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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